두산 정대현(23)이 '대세'로 떠올랐다. 각 팀이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시범경기에 돌입한 가운데 정대현은 두산 팀내에서 ‘정대세’로 불리고 있다.
정대현은 지난달 20일 가고시마에서 있었던 롯데와의 연습경기에서 4이닝동안 4피안타 1실점 호투했다. 4일후 일본 미야자키에서 열린 히로시마 2군과의 연습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4이닝 4피안타 무실점하며 페이스를 이어갔다. 그는 스프링캠프 내내 두각을 나타내며 선수단 투표로 자체 시상하는 ‘미미’(미스터미야자키)에 선정되기도 했다.
스프링캠프에서만 ‘반짝’ 활약을 거두고 정작 시즌에서는 기대에 못 미치는 선수도 많지만, 두산 동료들은 정대현을 두고 ‘작년과는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다’고 말한다.
팀의 ‘좌완 기근’속에서 지난해 맹활약했던 유희관(28)은 ‘(정)대현이가 너무 잘해서 내 자리가 위험하다’고 농담을 건내며 “올해 (정)대현이 공이 너무 좋다. (이)현승이형까지 돌아왔으니 좌완이 부족했던 두산에 큰 플러스 요인이 될것이다”고 전했다.
투수들의 공을 직접 받는 안방마님 양의지(27)도 정대현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양의지는 “(정)대현이의 구속과 제구가 좋아졌고, 무엇보다 타자와 싸울 줄 알게 됐다”며 2014시즌 정대현의 활약을 기대했다.
성남고 재학시절부터 두툼한 베짱과 위기관리능력으로 ‘제 2의 류현진’이라는 평을 받은 정대현은 2010년 3라운드 23순위로 두산에 입단했다. 많은 기대를 받았지만 프로의 벽은 높았다. 그는 4시즌동안 47경기에 나서 1승 2패 평균자책점 7.42로 부진했다.
정대현은 ‘시즌을 앞두고 너무 빨리 페이스를 올린게 아니냐’는 물음에 “맞다”고 말하며 “이제까지 프로에 들어와서 너무 보여 드린 것이 없었기 때문에 페이스를 천천히 끌어올릴 여유가 없다”며 “여름에 지치더라도, 일단은 내 공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전했다. 자신에게 쏟아지는 관심과 기대에 대해서는 “권명철 투수코치의 조언에 따라 폼을 수정한것이 주효했다”며 “중심이 되는 오른쪽 다리를 예년보다 더 세우고, 팔의 스윙을 짧게 바꿨더니 제구력이 좋아지고 공 끝에 힘이 붙었다”고 말했다.
정대현의 2014시즌 목표는 ‘시즌 종료시까지 1군 엔트리에 남아 있는 것’이다. 그는 ‘개인 타이틀을 욕심내기보다 꾸준히 마운드에 서며 팀에 공헌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