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스타 소유가 가수 정기고와 콜라보 팀을 짜고, 2~3월 가요계를 휩쓸었다. 2월 7일 발표한 '썸'으로 두 달간 가요계 1위 자리를 지켰다. 이 곡은 3월 17일 오전 8시 현재 멜론 실시간 차트 1위에 오른 것을 비롯해, 대부분의 차트에서 최상위권에 올랐다. 아이돌의 음악이 두 달째 음원 차트 1위를 기록하는건, 이례적이라는 표현이 부족하게 느껴질 정도. 최근 수년간 사례를 찾기 힘든 일이다.
음원 순위가 좋으니, 가요 프로그램 역시 소유와 정기고가 주인공이 됐다. KBS 2TV '뮤직뱅크' 3주 연속 1위를 비롯해, 대부분의 프로그램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쯤되면 '신드롬'이라는 말도 어색하지 않다. 그 기간 등장했던 라이벌 음원들이 시원찮았던 것도 아니다. 먼저 국내에서 신드롬을 일으킨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OST '렛 잇 고' 열풍을 잠재웠다. '최강 걸그룹 2NE1·소녀시대와도 씨스타가 아닌 소유 개인으로 맞붙어 전혀 밀리지 않았다. 선미·씨엔블루 등도 강력한 도전도 뿌리쳤다. 최고의 2~3월을 보낸 소유를 만났다. 조금 지칠만도 했지만, 얼굴이 밝았다. 무엇보다 그 어느 때보다 자신감이 넘쳐보였다. 활짝 열린 소유의 시대가 느껴졌다.
-이번 음원 이렇게, 잘 될줄 알았나.
"솔직히 이번 음원은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워낙 잔잔한 노래라 1위보다는 내 음악적 색깔을 보여주는데 집중하고 싶었다. 콜라보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나서, 굉장히 멋있는 분들이랑 작업을 함께했다. 홍대광 씨도 그랬고, 매드크라운·정기고 모두 나와 좋은 시너지가 난거 같다. 그 분들 덕분이다."
-'렛 잇 고' 신드롬까지 꺾었다.
"멤버들도 '렛 잇 고'는 절대 이기지 못한다고 그랬다. 그래서 1위에 올랐을 때 ''렛 잇 고'를 이겼어, 우와'라고 환호성을 지르면서도 어안이 벙벙했다."
-정기고와 케미가 좋았다는 평가다.
"노래를 부를 때 사실은 남자가 아닌, 노래와 빠져있는다. ‘착해빠졌어’ 같은 경우 노래할 때 정말 많이 울었어요. 노래에 집중하다보니 녹음하면서 굉장히 울었고 이번 노래 같은 경우엔 드라마, 영화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누구나 한번쯤 ‘썸’이란걸 타보니까 경험들이 많은 도움이 됐다. 정말 재미있는건 정기고 오빠와 첫 생방송을 한 네 번 정도 만나고 했다. 서로 굉장히 어색했는데 그 어색함이 어떻게보면 '밀당' 처럼 보여졌을 수 있었을 것 같다."
-드라마 찍다보면 남녀주인공이 실제 연인 사이로 발전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에도 '썸'을 탈 수 있을 것 같다.
"아직까진 그런 경험이 없어서 모르겠다. 근데 사람 일은 어떻게될지 모르니까. 사람 마음이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르니까."
-개인 활동이 부진해 힘들었던 시기도 있었다.
"회사에서 내게 ‘소유야 넌 뭐하고 싶니’라고 물어본 적이 있다. 그러면서 '효린이는 '불후의명곡'에서 노래하고, 보라는 예능하고, 다솜이는 연기하는데 넌 뭘하고 싶니'라는데 딱히 대답이 떠오르지 않았다. 장난으로 '전 그냥 연애나 할게요'라고 답했다. 그 시기가 힘들었다기 보다는 내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던 거 같다. 회사에서 여러 가지로 많은 도움을 줬다. 내가 씨스타의 보컬이니, 음악적으로 뭔가 풀어보기를 기대한 것 같다. 그래서 소유X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아무래도 솔로로 나서기에는 준비가 덜 돼 보였을 수도 있다.
"그런 생각이 없지는 않았을 거다. 효린 언니와 비교했을 때 난 분명 부족한 것도 있고 준비가 덜 된 부분도 있을 거다. 근데 난 솔로는 생각해본 적이 없다. 욕심도 없고. 솔로로 활동하고 싶다는 건 내 음악적 색깔을 보여주고 싶다는 건데, 난 콜라보 무대로 내가 가진 걸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충분히 가수로서 충족되는 뭔가도 있다. 씨스타 활동과 콜라보로 충분하다."
-요즘 인기 실감하나.
"아무래도 JTBC '대단한 시집'의 영향이 좀 있는것 같다. 일단 식당에 가면 아주머니들이 알아보고 서비스를 더 준다. 최근에는 택시를 탔는데 기사 아저씨가 ‘소유씨 안녕하세요’ 이러는거다. 너무 놀라서 ‘안녕하세요, 저 어떡게 알아보셨어요’라고 물어볼 정도였다. 사실 화장을 하고 나가도 잘 못알아보는 경우가 많았다. 근데 이젠 어르신들도 많이 알아보신다."
-소유의 다음 행보가 궁금하다.
"아직 생각 뿐이지만 영화를 찍어보고 싶다, 다솜이가 드라마를 찍는 걸 봤는데 시간적으로 여유가 없더라. 난 처음이니까 그런 상황을 소화할 자신은 없다. 혼나더라도 여유를 갖고 찍을 수 있는 영화에 도전해보고 싶다. '도둑들'의 전지현 선배 역할 같이 확실한 캐릭터, 센 역할이라면 좋을 것 같다. 혼자서 공부한다고 '도둘들'은 40번 정도를 봤다. 대사를 거의 외울 정도로 매력적인 역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