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스는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3-2014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SK를 81-64로 이겼다. 1·2차전을 모두 내주고 벼랑 끝에 몰렸던 오리온스는 이날 승리로 4강 플레이오프 진출 불씨를 살렸다. 그리고 그토록 원했던 SK로부터 승리를 거뒀다. 오리온스는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 SK에 6전 전패를 당했다. 오리온스는 SK를 만날 때마다 판정시비로 아쉽게 내준 경기가 많은 터라 한이 서려 있었다.
이날 승리로 오리온스는 '0%의 기적'에 도전한다. 역대 6강 플레이오프 1·2차전을 모두 이긴 팀이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확률은 100%(12회 중 12회)였다.
오리온스는 초반부터 SK를 강하게 압박했다. 끈질긴 밀착 수비에 SK는 1쿼터 8분여가 지날 때까지 김선형(18득점)이 기록한 2점에 그쳤다. 그 사이에 오리온스는 15점을 넣으며 크게 앞서나갔다. 2쿼터에는 오리온스의 앤서니 리처드슨(16득점)이 날아다녔다. 리처드슨은 2쿼터에만 3점슛 2개를 포함해 10점을 쓸어담았다. 결국 SK는 전반을 28-41, 13점차로 뒤진 채 마쳤다.
SK는 2차전처럼 15점차를 뒤집는 역전극을 벌이려고 했지만 오리온스의 집념이 더 강했다. 그 중심에는 삭발투혼을 보여준 장재석(17득점·5리바운드)이 있었다. 장재석은 2차전에서 역전패를 당한 후 바로 머리카락을 짧게 잘랐다. 그는 초반에는 반칙을 3개를 범하며 큰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나 후반에는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자신감있게 슛을 던졌다. 4쿼터에는 3점슛까지 성공시켰다. 센터 장재석의 프로 데뷔 첫 3점슛이었다. 또 승부에 쐐기를 박는 화려한 덩크슛도 선보이며 관중들의 환호성을 이끌어냈다.
장재석은 "3점슛 연습은 아예 안한다. 하지만 오늘은 기회가 나면 무조건 던지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며 "4차전에서 반드시 이기고 싶다. 0% 확률이라고 하지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추일승 오리온스 감독은 "6강 플레이오프 시작 전에 SK에 한 번만 더 지겠다고 했는데 벌써 두 번이나 졌다. 이제 다 이기면 된다"며 "지난 시즌에도 6강 플레이오프에서 안양 KGC인삼공사에 2패를 당하고 2승을 거뒀다. 비록 그 때는 5차전에서 패하며 좌절했지만 이번에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SK는 슈터 변기훈(8득점)이 3쿼터 막판 수비 도중 코트에 넘어져 벤치에 업혀 들어갔다. 승부처에 강한 변기훈이 빠지자 SK는 큰 점수차를 따라잡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