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대를 졸업한 그는 17일까지 4경기에 등판해 1홀드 평균자책점 0을 기록하고 있다. 결과도 결과지만 내용은 더 알차다. 4⅔이닝 동안 1안타만 내줬다. 볼넷 역시 1개로 경험이 많은 타자를 상대로 뱃심 두둑한 피칭을 펼쳤다. "생각보다 긴장이 안 되더라. 경기 나가는 게 재미있다"고 그는 말했다. 신인 중에 한화 투수 황영국과 포수 김민수, SK 투수 박민호가 시범경기에 나오고 있지만 최영환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다.
최영환의 주무기는 직구이다. 14일 NC전에서 노진혁을 루킹 삼진으로 잡아냈을 때 시속이 149㎞까지 나왔다. 스피드보다 더 눈에 띄는 것은 공 끝의 움직임이다. 끝이 살아 들어간다.
그는 손가락에 실밥 네 개를 걸치는 포심패스트볼 그립을 다른 투수와 다르게 잡고 던진다. 그는 "손이 작아서 실밥 사이가 좁은 쪽을 쥔다. 포수에게 물어보면 그냥 쭈욱 간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타이밍을 빼앗으려 변화구를 어정쩡하게 던져 맞는 것보다 자신 있는 직구를 던지는 게 낫다"고 했다. 17타자를 상대해 지금까지 안타를 내준 타자는 NC 박정준이 유일하다. 그것도 2루수 내야 안타였다.
직구를 가다듬기 위해 최영환은 잘 던지는 투수를 벤치마킹했다. 그 중 한 명이 지난해까지 삼성에서 리그 최고 마무리로 활약한 오승환(한신)이다. 오승환은 시속 150㎞를 넘는 돌직구를 던진다. 그는 쉴 때마다 버릇처럼 오승환의 투구를 돌려보고 따라했다고 했다.
최영환은 오승환과 비슷한 점이 많다. 둘 다 오른손 강속구 투수에 대학 시절 각각 어깨와 팔꿈치 부상으로 재활을 했고,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다부진 몸을 만들었다. 최영환이 179㎝·92㎏, 오승환은 178㎝·92㎏이다. 부상 경력으로 불펜 투수를 맡고 있다는 것도 둘의 공통점이다.
실제로 한화 선수단 사이에서 최영환은 '승환이'로 불리고 있다. 그는 "형들이 '승환아'라고 불렀을 때 '네'라고 대답할 때가 있는데 '자기가 오승환인 줄 알고 쳐다본다'며 장난을 치신다"고 웃었다. 최영환과 오승환은 각각 2차 드래프트 1라운드에 뽑혀 프로에 들어왔다. 지금까지 최영환이 걸어온 길은 오승환이 프로에 오기 전 걸어간 길과 닮은꼴이다.
최영환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오승환이 프로에서 걸어간 길을 가고 싶어한다. 그는 "제가 선발 체질은 아니니까 중간 아니면 마무리인데 둘 중 택하라고 하면 마무리다. 위기 상황에서 경기를 끝내면 기분이 남다를 것 같다"고 매력을 설명했다. 연투도 자신 있다. "오늘 던지고 내일을 생각하지 않는다. 던져 봤자 1, 2이닝이니까 괜찮다"고 말했다. 그의 시범경기 완벽투는 두 차례 연투를 거쳐 나온 결과물이었다.
오승환은 2005년 중간 계투로 시작해 마무리로 올라서 10승 11홀드 16세이브로 신인왕을 수상했다. 최영환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1군에 계속 붙어 있는 게 중요하다. 안 다치고 꾸준하게 활약하면 성적은 따라온다"고 말했다. 그가 세상에서 가장 무서워 하는 것은 네 발 이상 달린 벌레이고, 상대해 본 인상적인 타자로는 LG 정성훈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