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홍경민은 ‘LG팬’이자 ‘LG 명예 선수’다. 서울 토박이인 홍경민은 할아버지의 영향으로 야구를 만났다. 언제부터인지 기억조차 나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럽게 MBC청룡과 LG를 좋아하게 됐단다. 그가 본격적으로 ‘LG팬’임을 알리고, LG의 공식 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건 지난해부터다. 이후 두 번의 시구(플레이오프 포함)와 지난해 팬들과 함께 하는 ‘러브 페스티벌’ 등 구단의 공식 행사에 거의 빠지지 않고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물론 무보수다. LG와 SK의 홈 개막전이 열린 1일에도 그는 애국가를 부르기 위해 잠실구장을 찾았다. ‘모태 LG팬’ 홍경민에게 2014년 LG 트윈스에 대해 물었다.
- LG팬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가 있다면.
“좋은 기억은 아니다. 하지만 LG팬들에게 2002년은 잊을 수 없다. 삼성과 드라마틱한 승부는 유난히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 경기장에는 자주 오나.
“일하느라 자주는 오지 못한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중계는 챙겨보려고 노력한다. 요즘은 야구를 볼 수 있는 채널이 많기 때문에 거의 챙겨본다.”
- 좋아하는 선수가 있다면. 은퇴한 선수도 좋다.
“(선수들과 친분이 있어) 요즘 선수를 특정해 말하기는 좀 그렇다. LG팬이라면 90년대 초반 서용빈, 김재현, 유지현 이 세 명을 좋아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나도 세 명을 좋아했던 기억이 있다. 말하기 좀 그렇지만 나는 원래 김재박 감독님을 좋아했다. 선수시절 유격수로 활약하던 그 모습을 아직도 기억한다. 사실 김재박 감독님이 현대 감독을 맡으셨을 때 잠깐 현대 유니콘스를 응원하기도 했다. 김재박 감독님이 LG 감독으로 오셨을 때도 좋았었고…”
- 2014년 LG, 어떻게 될 것 같나. 오랜 팬으로써 전망을 해본다면.
“나는 전문가가 아니라 뭐라 말하기 좀 그렇지만, 요즘 방송을 보면 9개 구단이 우열을 가리리기 힘들다고 하더라.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LG는 작년에 잘했고, 그 분위기가 아직 남아있는 것 같다. 한번 올라간 팀에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작년 LG는 우연히 올라간게 아니었기 때문에 쉽게 떨어지지는 않을거라 본다.”
- LG 선수들을 만나보면 하나같이 ‘김기태 감독 최고’라고 말한다. 김기태 감독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우선 젊은 감각을 갖고 계시고, 선수들과 소통을 잘하는 감독으로 알고 있다. 어릴 때는 감독의 역할이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야구 뿐만 아니라 축구나 농구를 볼 때도 마찬가지였다. ‘경기는 선수가 뛰는 건데, 감독은 왜 있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볼수록 팀에서 감독이 미치는 영향이 굉장히 큰 것 같다. 어떤 감독이냐에 따라 팀 분위기가 확 바뀐다. 그만큼 무겁고 중요한 자리라고 생각한다.”
- 30일 두산과의 경기에서 신인 투수 임지섭이 잘 던졌다. 경기를 봤나.
“봤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그 어린 선수가 마운드에 있는데, 너무 떨릴 것 같아 보였다. 대선배들이 타자로 나서고, 처음 보는 외국인 타자들을 상대하는데 떨리지 않을 수 있겠냐. 아마 고교야구 봉황대기 결승전 같은 경기에서 던진 것보다 중압감이 더 있었을 것 같다. 그런데 회를 거듭할수록 여유가 넘쳐 보였다. 그걸 이겨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기대되는 선수다. LG팬들이 이전보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마운드가 탄탄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LG 마운드는 늘 불안했고, 걱정거리였다. 지금은 마운드에 안정감이 있다.”
- 너무 야구 이야기만 했다. 어떻게 지내고 있나.
“얼마 전까지 공연을 하다 며칠 있으면 신곡을 발표한다. 발라드라서 이따 5회 끝나고 하는 공연에는 신나는 노래를 부를 예정이다.”
- 마지막으로 올 시즌 LG에게 바라는 게 있다면.
“작년하고 마찬가지로 가을 야구를 하고, 한국 시리즈에서 우승을 해준다면 좋겠다. 하지만 LG팬이라고 해서 다 LG 야구만 좋아하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야구팬들은 야구 자체를 좋아한다. 순위보다 매일매일 재미있는 야구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 시구나 애국가를 부를 때 승률은 어땠나.
“작년에 두 번 시구했을 때 다 이겼다. 오늘도 이겨서 ‘LG 승리의 아이콘’이 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