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같은 이 한 마디에 진심이 느껴졌다. '쓰리데이즈'에 출연 중인 배우 장현성(44)이 파격적인 로맨스를 그린 JTBC 월화극 '밀회'의 반대 경우, 즉 40대 남자와 20대 학생의 진한 멜로에 대해 방긋 웃었다. 그는 2년 전 안판석 PD·배우 김희애 등과 '아내의 자격'에 출연했다. 이번에도 내심 '밀회' 출연을 기다려온 팬이 있을 터. 하지만 '쓰리데이즈'에 먼저 출연 도장을 찍은 터라 만남은 불발됐다. 그는 "'쓰리데이즈'가 먼저였기에 참여할 수 없었지만 만약 김희애-유아인이 아닌 나와 20대 여배우 만남이었다면 고민 안 하고 바로 시작했을 것이다(웃음)"고 또 웃는다. 그말을 해놓고도 '여성층은 물론 남성들도 보지 않을 것 같다'며 성사되지 않은 작품에 시청률 걱정까지한다. 교수님처럼 사뭇 진지하던 장현성의 눈빛도 새로운 도전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반달눈으로 변한다. 소속사는 YG엔터테인먼트. 장현성처럼 연기파 배우가 바라보는 'K팝 넘버원 공장'의 모습은 어떨까. 그는 "YG에 와보니 체계적이고 건강한 구성원들에 대해 놀랐다"고 흡족해한다. 장현성은 이날 일명 교복이라 불릴 정도로 10여년을 입은 빨간 체크 셔츠 차림이었다.
-평소 친한 안판석 감독이 '밀회'를 진행하고 있다.
"안판석 감독은 지금도 친하게 지내는 사이고 자주 만난다. '밀회' 모든 회를 보진 못 했지만 참 재미있고 흥미로운 작품이다. '쓰리데이즈' 출연 결정이 먼저였지만 아니었다면 '밀회'에 나오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밀회' 역버전으로 젊은 여배우와 파격적인 사랑은 어떤가.
"그런 작품 제의가 들어왔다면 '쓰리데이즈'라도 고민 안 하고 바로 시작했겠다.(웃음) 그런데 한국 드라마 시청률은 주부층이 꽉 잡고 있지 않냐. 40대 아저씨와 20대 아름다운 여배우의 사랑이라…. 주 타깃인 주부들이 좋아해줄까싶다. 또 내 또래 남자들은 보면서 공감하지 못 하고 손가락질하지 않겠냐."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인기다. 언제까지 할 생각인가.
"사실 촬영에 앞서 걱정이 많았는데 촬영하고 방송에 나오는 모습을 보니 생각보다 괜찮더라. 주변에서도 '배우 장현성'이 아닌 '아빠 장현성'의 모습을 더 좋아해주고 있다. 연기할 때는 어둡고 무거운 모습만 보여줘서 그랬는지 조금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어 좋다."
-어떤 걱정을 했길래.
"아이들이 괜히 TV에 나왔다고 친구들 앞에서 잘난 척하며 으스대는게 아닐지 걱정했다. 반대로 다른 아이들이 준우와 준서를 경계하고 힘들게 하거나 괴롭히는 등 부작용이 클 거라고 생각했다. 그치만 좋은 점이 많다. 이 바쁜 세상에 어떤 아빠가 2박 3일 동안 아이들과 피부 맞대고 놀까. 이렇게나마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도 좋은 것 아닌가."
-참 생각이 많아 보인다.
"배우는 끊임없이 배워야하는 직업이라 배우지 않나 생각한다. 나를 계발하고 독려하고 자책해가며 한 단계 나은 일을 만들어가야한다."
-굉장한 애주가라던데.
"연기 생활이 길어지고 어울리는 사람이 많다보니 술을 좋아한다. 한 해가 지날 때마다 예전같지 않은 게 술이다. 먹는 양도 많이 줄었을 뿐더러 다음날 술이 다 깰 때까지 오래걸린다. 이런게 나이를 먹는 수순인가보다."
-YG엔터테인먼트 소속이다.
"사실 주변에서 YG엔터테인먼트라고 하면 신기하게 보는데 나는 무덤덤했다. 연기 생활을 하면서 매니저를 바꾼 적이 없다. 오랫동안 함께 일해온 형님을 믿고 옮긴 것 뿐이다. 막상 와보니 체계적이고 건강한 구성원들에 대해 놀랐다. 항상 활력이 넘치는 곳이다."
-특별히 좋은 점은.
"모두가 알다시피 식당이 좋다. 골라먹지 않고 한 가지만 식판에 받아먹는다. 나에겐 최고의 시스템이다. 좋은 밥을 매일 먹을 수 있다는 것도 행복이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