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동차 업계 1·2위인 토요타와 GM이 대규모 리콜을 실시한데 이어, BMW, 포드 등이 대규모 리콜에 나서면서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리콜 레이스’에 나서고 있다.
자동차 리콜은 비용도 비용이지만, 기업 이미지에도 심각한 손상을 가한다. 국내 1위이자 글로벌 5위의 현대차 그룹은 리콜 도미노의 희생양이 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면서도 경쟁 브랜드의 리콜에 따른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대대적인 리콜은 국내 1위 자동차 업체인 현대‘기아차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두달사이에 1500만대 리콜
1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GM에서 시작된 대규모 리콜 사태가 전세계 자동차업체로 확산되고 있다. 글로벌 1위 자동차업체인 토요타는 지난 주 전 세계에서 639만 대의 차량을 추가로 리콜한다고 발혔다. 2012년 10월 743만대 이후 최대 규모다. 2004~2013년 생산된 라브4, 비츠를 포함해 총 27개 모델이 대상이다. 이에앞서 글로벌 2위 업체인 GM은 지난 2월 GM은 점화스위치 결함을 10년간 방치하다가 뒤늦게 650여만대의 리콜에 나섰다가 된서리를 맞았다.
포드도 7일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이스케이프 등 43만5000대를 리콜한고 밝혔으며, 독일의 BMW도 10일 엔진 손상을 초래할 수 있는 볼트의 결함을 확인한 후 미국 내에서 15만6000대를 리콜한다고 밝혔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두 달사이에 전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리콜된 차량이 약 1500만대에 달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각국 규제강화가 대규모 리콜 원인
최근 자동차기업들의 리콜이 이처럼 늘어난 것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미국, 일본, 중국 등에서 안전성 규제를 강화하고 규제 당국들도 이에 적극 대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각국 정부가 과거엔 협상으로 해결하던 방침을 바꿔 거액의 벌금과 형사기소 등 법적 대응에 나서고 있어 자동차업체들이 결함 발견 시 문제가 더 커지기 전에 먼저 자체 리콜을 실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무튼 이처럼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 리콜 레이스에 나서면서, 국내업체에 미치는 영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전문가들은 GM과 토요타의 대규모 리콜은 국내 1위 완성차업체인 현대·기아차에 반사이익을 가져달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차, 미·중서 반사이익 기대
실제로 지난 2009년 미국에서 토요타의 대규모 리콜 사태가 발생했을 당시, 토요타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2009년 17%에서 2011년 12.9%로 하락한 반면, 현대차는 4.2%에서 5.1%로 상승하는 반사이익을 누렸다. 또 이번 리콜 사태에는 중국 시장 점유율 2위인 GM도 포함되면서 중국에서의 반사이익도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현대·기아차 역시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이미 작년에 브레이크등과 에어백 결함 탓에 미국에서만 187만대를 리콜한 경험이 있고, 연비과장으로 곤욕을 치렀기 때문이다.
이와관련 현대·기아차는 예기치 못한 리콜이나 보증수리 비용이 생기면 쓰려고 작년 말 기준으로 5조8000억원의 충당금을 쌓아두는 한편 앞으로 있을 리콜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품질관리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최근 정몽구 회장이 중국과 유럽을 돌며 품질경영을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품질 관리를 강화하고, 소비자 편익을 위해 더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