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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총수 일가들이 올해도 어김없이 비상장 계열사 통해 거액의 ‘배당 잔치’를 벌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재벌그룹의 비상장계열사가 오너들의 현금지급기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기업들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일부 재벌 총수들은 비상장 계열사를 통해 순익보다 많은 돈을 배당명목으로 가져갔다.
일례로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과 이성호 전무는 비상장 계열사인 광영토건으로부터 총 100억원을 배당받았다. 지난해 광영토건의 순이익은 7억76000만원으로 배당성향(순이익대비 배당률)이 1300%를 넘었다. 상장사의 배당성향은 순이익의 통상 5분의 1 수준이 20% 내외다.
이중근 회장은 다른 비상장 계열사인 ㈜부영(92억원) 대화도시가스(104억원), 동광주택산업(84억원), 부영대부파이낸스(5억원)에서도 거액의 배당금을 받아 모두 272억원의 현금을 챙겼다.
또 지난해 92억원의 순손실을 낸 현대유엔아이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장녀 정지이 전무에게 12억원과 2억원씩을 배당했다.
조현준 효성 사장에게 44억원을 배당한 효성투자개발도 전체 배당금(107억원)이 순이익(104억원)보다 많았으며, 정몽익 KCC 사장에게 40억원을 배당한 코리아오토글라스도 배당금(200억원)이 순이익(177억3000만원)보다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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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커머셜도 정태영 현대카드·캐피탈 사장과 부인인 정명이 현대커머셜 고문에게 57억원을 배당했다. 현대커머셜의 총배당액은 177억원으로 당기순이익(366억원)의 48%에 달했다. 정태영 사장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사위이며, 정명이 고문은 정 회장의 차녀다.
이밖에 대림코퍼레이션은 이준용 대림그룹 명예회장에게 101억원, 이 명예회장의 장남인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과 차남 이해승씨에게 53억원과 1억원을 각각 배당했다.
대림코퍼레이션의 순이익대비 배당률은 30%에 달했다. 대림코퍼레이션은 작년과 재작년에도 당기순이익의 41%와 94%를 배당했다. 이 부회장은 대림I&S에서도 82억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비상장 계열사들의 이같은 거액 배당이 상장사 주주가 가져가야 할 이익을 총수 일가가 빼돌린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한다.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는 “재벌 비상장사 대부분은 내부거래를 통해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주력 계열사의 이익을 비상장사를 통해 총수일가가 빨아들이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재벌닷컴 조사에 따르면 비상장사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배당현황을 집계한 결과 100억원 이상 고배당자는 이중군 부영그룹 회장 등 7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형구 기자 ninele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