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등 최근 가격 인상을 단행한 기업들의 암묵적 담합 의혹이 제기됐다. 동종업계 1-2위 업체가 30~40일 간격으로 가격 인상을 단행한 것. 정부의 솜방망이식 처벌이 문제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5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이하 소단협)는 기업들의 가격 인상 행태를 볼 때 암묵적 담합이 의심된다며 정부의 철저한 조사와 처벌 강화를 촉구했다.
소단협에 따르면, 제과업계에서 45%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는 업계 1위 업체 롯데제과가 지난해 10월 가격 인상을 발표한 후 3개월 이내 주요 제과 4사가 모두 제품 가격을 10% 내외로 인상했다. 음료업계에서 시장 점유율 1-2위를 다투는 롯데칠성음료와 LG생활건강 또한 40일 간격으로 가격 인상을 발표했으며 각사의 대표 브랜드인 펩시콜라와 코카콜라의 경우, 각각 6.6%, 6.5%으로 인상률까지 동일한 수준이었다.
영화관 업계도 사정은 마찬가지. CGV와 롯데시네마는 2D 영화 관람료는 25일 간격으로 1000원씩 인상하며 주말 일반 2D 관람료를 동일하게 1만원으로 책정했으며 인상시기·방식·금액, 최종금액까지 모두 동일하게 맞췄다. 화장품 업계의 1-2위 업체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도 지난달 1일 화장품 가격을 동시에 인상했다. 대표 패스트푸드점인 롯데리아와 맥도날드, 버거킹도 3사 모두 28일 이내 연달아 가격 인상을 단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소단협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밀가루(CJ제일제당, 대한제분, 삼양사, 동아원)와 장류(CJ제일제당, 대상, 샘표식품) 가격이 1~2월에 모두 인상됐으며 8~9월 원유 가격 연동제 시행을 빌미로 모든 유업체가 흰우유 1L의 가격을 200~220원 인상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는 생필품 품목에 대한 담합행위를 더욱 엄정하게 규제해야 하며, 행정규제를 강화하고 형사적 처벌도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