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27일 이동통신 3사 중 제일 먼저 보조금 과열 제재에 따른 45일 간의 장기 영업정지를 졸업하고 영업을 재개했다. 이날부터 오는 5월 18일까지 단독으로 신규 가입과 기기변경, 번호이동 등 모든 업무가 정상적으로 이뤄진다.
단독으로 영업을 재개했지만 KT의 부담은 적지 않다. 45일 간 영업이 정지되면서 12년 만에 30% 밑으로 떨어진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이통 3사의 시장점유율은 SK텔레콤 50.42%, KT 29.86%, LG유플러스 19.72%를 각각 기록했다. 특히 KT는 영업정지 기간인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26일까지 번호이동으로 15만명 가량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
KT는 단독 영업 기간에 빼앗긴 고객을 되찾아 오기 위해 총력전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그래서 뽑은 카드가 고객이 휴대전화 구입시 누적 기본료에 따라 약정 기간을 최대 12개월로 줄여주는 휴대전화 교체 프로그램 '스펀지 플랜'이다. 누적 기본료가 70만원 이상이고 기존에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반납하면 잔여 할부금과 위약금 등을 모두 면제해준다.
스펀지 플랜은 기기변경 약정을 2년에서 1년으로 단축해준다는 점에서 파격적이긴 하지만 매력적인 고객 유인책은 아니라는 게 관련업계의 지적이다. 이 혜택을 받으려면 스펀지 플랜에 새로 가입해야 하고 1년 가량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당장 '갤럭시S5' 등 최신 제품으로 바꾸고 싶은 소비자에게는 큰 매력이 없다. 또 쓰던 휴대전화을 반납해야 하는데 중고폰으로 팔아도 잔여 할부금을 갚을 수 있는 비용이 어느 정도(10만~60만원) 나온다.
중저가 요금제를 선택할 경우에는 별 혜택이 없다는 것도 약점이다. 월 5만2000원의 LTE-520 요금제(약정할인 1만4000원으로 기본료 3만8000원)는 19개월이 돼야 누적 70만원이 넘고, 월 4만2000원의 LTE-420 요금제(약정할인 1만1000원으로 기본료 3만1000원)는 23개월이 돼야 한다.
KT가 그나마 당장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것은 '공짜폰'이다. KT는 자사 전용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출고가를 50%까지 내릴 계획이다. 이를 출고가가 55만원인 '갤럭시S4 미니'와 지난 2월 79만9700원에서 한 차례 인하해 55만원인 '옵티머스GK'에 적용하면 고객 실부담금은 5000원선(보조금 27만원 지급시)으로 떨어진다.
KT 관계자는 "스펀지 플랜은 고객들의 가장 큰 불만인 24개월 약정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으로 매우 매력적인 프로그램이다. 단독 영업재개 기간에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통시업계의 한 관계자는 "KT가 반격 카드로 빼든 스펀지 플랜은 여러 제약이 있어 고객 입장에서는 별 매력이 없어 보인다"며 "결국 KT가 보조금을 얼마나 쓰느냐가 관건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