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주식을 보유한 어린이 주식 재벌 수가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주식시장이 침체를 보인 틈을 타 상장사 오너가 어린 자녀들에 대한 주식 증여가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2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4월 종가 기준 1억원 이상 상장사 주식을 보유한 만 12세 이하(2011년 4월 30일 이후 출생자) 어린이는 총 126명으로 확인됐다. 100억원이 넘는 주식부자 1명 포함, 10억원 이상을 기록한 어린이 주식 부자는 38명이었다. '억대 어린이 주식부자'는 2012년 4월 말 102명, 지난해 118명이었으며 올해는 작년보다 8명 더 늘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부터 올초까지 주식 시장이 침체를 겪는 동안 상장사 오너가 어린 자녀들에게 다량의 주식을 증여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지난해 1억원이 넘었던 '어린 주식 부자' 중 18명이 주가 하락 등으로 제외된 반면 신규로 주식을 취득하거나 주가 상승 등으로 억대 주식부자 명단에 오른 어린이는 26명이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고 어린이 주식 부자는 허용수 GS에너지 부사장의 차남(10)으로, 이 날 155억원을 기록했다. 허 부사장은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사촌이다. 허 부사장의 차남은 5살이었던 지난 2009년 GS주식(27만 3000주)를 처음 증여 받은 이후 추가로 장내에서 주식을 매입해 현재 32만 1000주를 보유하고 있다. 또 지난 5년 동안 배당금으로 18억5000만원을 받았다.
2위부터 8위까지는 모두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의 직·방계 손자와 손녀 7명이 차지했다. 이들은 2012년 지주 회사로 전환한 한미사이언스의 주식을 증여받거나 이 회사의 무상 신주를 취득하면서 대주주에 올라 80억원대 주식을 가진 어린이 부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전필립 파라다이스그룹 회장의 장·차남도 어린이 주식부자 상위권에 들었다. 전 회장의 차남(10)은 보유 중인 파라다이스 주식 지분 가치가 이날 59억7000만원을 기록해 9위였고 전 회장의 장남(12)은 36억1000만원으로 10위에 자리했다.
이어 황우성 서울제약 회장의 동갑내기 두 아들(10)은 할아버지인 황준수 서울 제약 창업자로부터 회사 주식을 대량 증여받아 이날 35억9000만원씩을 기록했다. 구본천 LB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의 조카(11) 33억 1000만원, 박희원 라이온켐텍 대표이사의 손자 3명이 각각 31억 9000만원, 이화일 조선내화 회장의 손자(10) 26억 8000만원, 최성원 광동제약 회장의 조카(12)가 22억 6000만원을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특히 김홍준 경인양행 회장의 친인척 중 한살 된 어린이는 지난해 11월 회사 주식을 대량으로 증여 받아 10억 9000만원, 김정돈 미원 상사 회장 친인척인 한살 된 어린이가 9억7000만원으로 '젖먹이 주식 부자'에 올랐다.
재벌가 중에는 GS, 효성, 두산, 한국타이어, 영풍, 세아 등의 자녀가 많았다.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의 어린 손자·손녀 4명은 9억9000만원씩의 회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며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손자·손녀와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의 손자·손녀, 이순형 세아 그룹 회장의 손자 등도 수억원대 주식을 가진 '어린이 재벌'인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