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나홀로 영업을 시작하면서 가입자가 급증하고 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단독 영업 때보다 많은 가입자를 확보하면서 불법 보조금 살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KT는 출고가를 인하한 저가폰을 대거 선보이면서 최근 번호이동 시장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KT는 지난달 27일 단독 영업을 시작해, 이달 2일까지 6일간 총 9만391명의 번호이동 고객을 유치했다고 6일 밝혔다. 이는 하루 1만5065명이 경쟁사에서 KT로 옮겨온 것으로 앞서 단독 영업을 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6262건, 8499건보다 두 배 가량 많은 수치다.
KT는 번호이동 가입자가 급증한 이유에 대해 저가폰을 꼽았다. KT는 영업재개와 함께 '갤럭시S4미니', '옵티머스GK' 등 전용 단말기의 출고가를 25만9600원으로 50% 이상 낮췄다. 3G 스마트폰인 L70도 같은 가격에 선보였다. 또 '아이폰4·4S', '갤럭시노트2', '베가R3', '옵티머스G', '옵티머스뷰2' 등 출시된 지 20개월 이상 경과된 단말기가 보조금 규제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저가폰 대열에 합류했다.
KT는 영업재개 이후 이달 2일까지 6일 간 번호이동 고객 중 출고가 인하와 출시 20개월 경과 단말기의 가입 비중이 약 40%에 달한다고 밝혔다. 일평균 약 1만5000명의 번호이동 고객 중 6000명이 저가형 단말기를 선택한 셈이다.
KT 세일즈본부장 김재현 상무는 “기존의 번호이동 시장은 고가의 최신폰이 주도를 하면서 저가형의 비중이 10% 내외에 불과했지만 최근 출고가 인하 등으로 단말기에 대한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서 4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KT는 대기수요 몰림과 5월 가정의 달 성수기 효과, 고객 혜택 차별화 등도 '번호이동 흥행'의 요인으로 분석했다. 지난 3월 13일부터 45일간 연속으로 사업정지가 적용되면서 그 동안의 대기 수요가 영업재개 이후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경쟁사들은 KT가 정부 권고안인 27만원보다 많은 60만~80만원 대까지 보조금을 살포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갤럭시S5, 갤럭시노트3 등 시장 주력 단말기에 직원용 체험폰 정책, 세트정책, 월세 지원정책 등을 적용해 불법 보조금을 집중적으로 투입하고 있다는 것.
방송통신위원회도 번도이동 시장이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판단, KT 대리점과 지역본부 등에 대한 실태 점검에 나섰다. 지난 2일 이례적으로 KT 서초동 본사를 방문해 영업정책 등에 대한 자료를 확보하는 등 실태 점검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