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무적' 박은선(28·서울시청)이 한국의 여자 아시안컵 우승을 이끌기 위해서는 집중마크를 뚫어야 한다.
여자축구대표팀이 19일(한국시간) 베트남 호찌민 통낫 경기장에서 열린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조별리그 B조 3차전에서 중국과 0-0으로 비겼다. 한국은 중국과 똑같이 2승1무(승점7)를 기록했지만 골득실(한국+16, 중국+10)에서 앞서 조 1위로 4강에 진출했다. 한국은 22일 A조 2위 호주와 대결한다.
1, 2차전에서 16골을 퍼부었던 한국은 중국전에서 무득점에 그쳤다. 이번 대회 5골을 넣은 박은선이 꽁꽁 묶였다. 중국은 박은선을 집중 마크했고, 여기에 막힌 박은선은 제대로 된 슈팅도 시도하지 못했다. 중국 호북일보는 20일 "다시 대표팀에 돌아온 '톰보이' 박은선은 좋은 신체조건으로 가장 위협적인 선수로 꼽힌다. 중국 선수들은 박은선을 막기 위해 전력을 다했다"며 "중국 수비는 성공적이었다. 박은선은 한 골도 넣지 못했다"고 전했다. 윤덕여 대표팀 감독은 "중국 수비수들이 박은선에 대한 대비를 잘 했더라"고 인정했다.
'도우미 실종'도 박은선이 득점하지 못한 원인이었다. 미드필더들이 한 발 더 뛰며 박은선, 지소연(23·첼시 레이디스)에게 올려주던 크로스가 줄었다. 선수들 모두 경기 초반부터 몸이 무거워 보였다. 한여름 날씨와 빡빡한 일정이 원인이었다. 경기가 열리는 호찌민시는 최고 섭씨 34~35도까지 올라 덥고 습한 날씨다. 야외에서 10분만 있으면 땀이 비오듯 쏟아질 정도다. 한여름 날씨에 지난 15일부터 하루 걸러 경기에 출전하다 보니 선수들 체력이 떨어졌다. 골키퍼 김정미(30·현대제철)는 "연이은 경기에 피곤한 부분이 있지만 모든 팀이 동일한 조건이니 극복해야 한다"고 했다.
이제 특급 도우미 지소연이 빠진다. 지소연의 소속팀은 이번 대회가 국제축구연맹(FIFA)이 지정한 A매치 캘린더에 속해 있지 않아 조별리그까지만 출전을 허가했다. 지소연은 20일 밤에 영국 런던으로 떠났다. 지소연은 "남은 경기를 동료들과 함께 하지 못해서 아쉽지만 동료들이 잘 해줄 거라 믿는다"고 했다. 지소연의 빈 자리에는 여민지(21·대전스포츠토토)가 나선다. 여민지는 중국전 후반 42분 지소연을 대신해 그라운드에 들어가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날리며 인상적인 활약을 했다.
박은선은 "중국전이 힘들었지만 그래도 조 1위로 올라갔다. 아직 별로 어려운 건 없다. 집중마크를 미리 대비하고 있으니 좋은 결과 있을 거라 믿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