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치홍(24·KIA)은 지난해 초반 극심한 타격난조에 빠지며 데뷔 후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장타력 향상을 위해 타격폼을 교체했지만 실패로 돌아가며 5월까지 1할대 타율에 머물렀다. 실패 없이 질주하던 안치홍의 첫 시련이었다.
이번 시즌 명예 회복을 노린 그는 자신의 타격 밸런스를 회복하기 위해 뜨거운 겨울을 보냈다. 그리고 올해 역시 KIA의 2루를 굳건히 지키며 조용하지만 강인한 모습으로 타선에 활력이 되고 있다.
안치홍은 19일 현재 타율 0.292, 3홈런, 21타점, 8도루를 기록 중이다. 화려한 성적은 아닐 수 있지만 팀 내 공헌도는 높다. 타점은 중심타선인 필(30)과 나지완(29)에 이어 세 번째로 높고, 도루는 김주찬(33) 다음으로 많이 했다.
장타력도 좋아졌다. 시즌 전 안치홍은 "내 스윙만 할 수 있다면 강하고 좋은 타구를 생산할 것이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 말대로 지난달 19·20일 문학 SK전에서 연이틀 홈런포를 가동했고, 팀 내에서 가장 많은 2루타(11개)를 기록하며 향상된 장타력을 뽐내고 있다.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은 타격감을 보이고 있지만 본인은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다. 스스로 평가했을 때 경기마다 편차가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안치홍은 "한 경기에서 멀티 안타를 치면 그 다음 경기에서도 감각을 유지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왔다"며 "현재도 다소 페이스가 떨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좋은 감각을 되찾기 위해 많은 생각과 다양한 시도를 통해 보완하려 한다"고 말했다. 스스로를 다그치며 더 나은 모습을 보이기 위한 각오를 드러낸 것이다.
이번 시즌 각 팀의 2루수들이 빼어난 활약을 보이고 있는 것도 안치홍에겐 자극제다. 서건창(25·넥센)과 오재원(29·두산) 그리고 박민우(21·NC)까지 모두 자신보다 높은 타율을 기록 중이다. 안치홍은 "다른 팀의 2루수들이 활약하는 모습을 보면 스스로 다그치지 않을 수 없다"며 "예년에 비해 나아진 부분도 있겠지만 같은 포지션에서의 경쟁을 생각하면 더 좋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다부진 각오를 드러냈다.
KIA는 지난 주말 삼성과의 3연전을 모두 내주며 팀 분위기가 침체된 상태다. 그러나 안치홍은 팀이 반드시 반등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선배님들이 더 끈끈하게 뭉칠 수 있도록 독려하고 계셔서 믿고 따라가고 있다"며 "아직 경기는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팀의 반등에 기여할 수 있도록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