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밤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입원 중이던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보름 만에 혼수상태에서 회복됐다.
삼성서울병원은 25일 “이 회장이 지난 19일 일반 병실로 옮긴 후 혼수상태에서 회복했다”며 “각종 자극에 대한 반응이 나날이 호전되고 있다”고 밝혔다.
병원측은 이어 “신경학적 호전 소견으로 보아 향후 인지 기능 회복도 희망적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심장과 폐 등 여러 장기의 기능은 완벽하게 정상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날 오후 이 회장은 ‘국민 타자’이승엽의 홈런에 눈을 크게 뜨는 등 의식회복의 가능성을 보였다.
삼성라이온스 김인 사장에 따르면 이 회장 병실에 가족이 모여 TV 야구 중계를 시청하던 중 이승엽 선수의 홈런이 나오자 회장님께서 의식이 없는 중에도 눈을 크게 뜨면서 표정이 달라졌다고 한다.
이승엽은 이날 대구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3회말 2사 2, 3루의 찬스에서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3점포를 쏘아 올렸고 이 회장은 홈런 순간 일시적이지만 눈을 크게 떴다.
이에 이재용 부회장은 그룹 미래전략실을 통해 김인 삼성 구단 사장에게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한편 이 회장은 지난 10일 밤 급성 심근경색 증세로 서울 한남동 자택 인근 순천향대학 서울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다. 도착 직후 심장 혈관 확장술인 스텐트(stent) 삽입 시술을 받았고 이후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겨져 저체온 치료를 받은 후 수면상태에서 진정치료를 받았다.
현재 이 회장의 병실은 부인인 홍라희 리움미술관 관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패션사업부문 사장, 이재용 부회장 등 가족이 오가며 지키고 있다.
이형구 기자 nin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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