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힐' 차승원이 125분 동안 스크린을 꽉 채우며 강한 존재감을 내뿜었다. 코미디·사극·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에서 '맞춤 연기'를 선보였던 차승원이 감성 느와르 영화 '하이힐'로 스크린에 돌아왔다. 29일 오후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처음 베일을 벗었다.
'하이힐'에서 그는 겉은 완벽한 남성이지만 내면에는 여성이 되고 싶은 욕망을 감추고 사는 강력계 형사 지욱 역을 맡았다. 강인한 남성의 모습으로 소중한 사람들을 지켜야 한다는 의무감과 자신의 진짜 욕망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한다. 전작 '시크릿' '눈에는 눈, 이에는 이'에서 강렬한 액션 연기를 선보였던 차승원은 이번에도 강렬한 액션연기를 선보인다. 술집 테이블 위에서 10명의 범죄 조직원과 벌이는 강렬한 오프닝 액션신은 초반부터 관객을 확 끌어당긴다. 특히, 폭우 속에서 한 손에는 우산을 들고 여러 명의 조직원을 상대하는 장면은 컬러를 낮추고 콘트라스트를 강하게 넣어 스타일리쉬한 느낌을 살렸다. 오정세(허곤)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이 액션 장면은 조직의 2인자인 오정세가 왜 형사인 차승원을 경외하는지 잘 설명해 준다.
액션연기로 강한 강력계 형사의 모습을 표현했다면 짙은 페이소스를 담아내는 감정연기로 여성성을 숨기고 사는 남자의 아픔을 표현했다. 컵을 잡는 손 모양이나 시종일관 눈물을 머금은 듯한 눈빛으로 내면의 섬세한 여성의 모습을 담아냈다. 특히, 화장을 한 자신의 모습을 거울로 비춰보는 장면에서는 자신 안의 여성성을 부정하고 싶은 내면의 갈등을 슬픈 눈빛만으로 표현했다.
'하이힐'은 기존에 나왔던 느와르 영화와 다른 색깔을 띈다. 차승원의 강렬한 액션연기와 어두운 분위기는 기존 느와르 영화의 공식을 따르고 있지만, 트렌스젠더라는 소재와 여성성에 대해 끊임없이 갈등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일반 관객들이 받아들이기에는 낯선 지점이다. 내달 4일 개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