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호는 29일 광주 두산전에 선발 등판해 2⅔이닝 동안 9피안타 1탈삼진 3볼넷 9실점을 기록하고 강판 당했다. 3이닝을 채 소화하지 못했지만, 투구수는 무려 72개에 달했다. 마운드를 내려가는 신창호의 축 쳐진 어깨만큼이나 KIA 마운드의 근심도 깊어졌다. 허구연 MBC SPORTS+ 해설위원은 "신창호가 던지는 변화구의 위력이 전혀 없었다. 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두산 타선을 상대하기는 역부족이었다"고 말했다.
시작부터 안 좋았다. 신창호는 1회 민병현과 오재원에게 연달아 우전안타와 우익선상 2루타를 맞았다. 김현수에게 2루 땅볼을 유도해 아웃카운트와 실점을 맞바꿨다. 후속 홍성흔에게 1타점 우중간 2루타를 맞은 그는 1회에만 2점을 내줬다. 2회에는 선두타자 오재일 볼넷 허용 후 김재호 우전안타, 정수빈에게 우익선상을 타고 흐르는 2루타를 맞으면서 1실점했다. 이후 민병헌의 우익수 희생플라이 때 주자가 홈을 밟으면서 추가 실점해 점수는 0-4가 됐다.
팀 타선이 1득점에 성공하며 1-4 상황에서 맞이한 3회 신창호는 여전히 마운드에서 흔들렸다. 그는 홍성흔과 김재환에게 연속안타를 맞고 무사 1·2루 위기에 몰렸으나 이원석과 오재일을 범타 처리하고 한숨 돌렸다. 그러나 후속 김재호에게 좌중간 2타점 2루타를 허용하며 주자들을 모두 홈으로 들여보냈다. 점수는 1-6.
실점은 계속됐다. 신창호는 정수빈에게 볼넷을 내준 후 2사 1·2루에 민병헌에게 1타점 중전적시타를 맞으면서 추가 실점했다. KIA 벤치의 인내심은 여기까지였다. KIA는 신창호를 강판시키고, 박성호를 올렸다. 이후 박성호가 신창호의 승계주자를 불러들이면서 그의 실점은 9점이 됐다.
신창호는 지난 2006년 LG 2차 1번(전체 3순위)으로 입단했지만, 1군에서 단 2경기만을 소화했다. 이후 2012년에 KIA로 이적한 그는 주로 2군에서 활약했다. 그해 1군 성적은 7경기 출장해 평균자책점 9.45을 올린 것이 전부다. 이듬해에는 18경기 나서 승없이 2패, 평균자책점 5.91를 기록했다.
올해는 시즌을 앞두고 KIA의 주전 불펜들이 부상으로 대거 이탈하면서 개막 엔트리에 합류했다. 시작은 불안했지만, 경기를 거듭 할수록 안정적인 피칭을 선보여 선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지난 23일 울산 롯데전에서는 6회부터 3이닝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선동열 KIA 감독은 부상으로 선발 로테이션에서 이탈한 송은범을 대신해 신창호에게 선발 등판의 기회를 부여했다. 신창호에게는 프로 데뷔 9년 만의 찾아온 감격의 첫 선발 등판 기회였지만, 끝은 아쉬움만을 남기게 됐다.
이날 경기 전 선동열 감독은 "투수 때문에 걱정"이라고 했다. KIA는 올 시즌 홀튼을 1선발로 해 송은범-양현종-임준섭-박경태로 이어지는 선발 로테이션을 짰다. 하지만 현재 남아있는 선수는 홀튼과 양현종, 임준섭 뿐이다. 송은범과 박경태는 각각 부상과 부진으로 전력 이탈 중이다. 임준섭도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를 하고는 있지만, 9경기에서 2승2패·평균자책점 5.89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나마 '잘 해줄 것'이라고 잠시나마 기대했던 신창호 카드도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선 감독은 "투수 때문에 걱정"이라면서 "야수들이 아무리 잘 쳐도 마운드가 지켜줘야 하는데 우리 팀은 지키는 야구가 안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