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 조 2위로 16강 갈 것. 벨기에 공격수 에당 아자르(23·첼시)를 주의하라."
역대 축구대표팀 사령탑 10명 중 8명은 한국의 브라질월드컵 16강을 예상했다. 한국은 이번 월드컵이 9번째 도전이다. 이전에도 많은 선배 사령탑들이 A매치를 치렀고 월드컵에 참가해 성공과 실패, 환희와 좌절을 번갈아 맛봤다. 이들의 조언과 대회 전망을 듣기 위해 일간스포츠가 역대 대표팀 사령탑 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한국은 러시아·알제리·벨기에와 H조에 속했다. 10명 중 8명이 한국의 16강 진출을 낙관했다. 조광래(60) 감독은 "많은 선수들이 유럽에서 뛰고 있고 국제경험도 풍부하다. 예전처럼 기복 있는 경기는 안 할 것이다"고 분석했다. 16강 이상을 예상한 감독 전원은 한국이 조 2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할 것으로 봤다. 조 1위는 벨기에가 유력하다는 응답이 8명으로 가장 많았다.
감독들은 경계대상 1순위로 아자르를 꼽았다. 고재욱(63) 감독은 "드리블·슛·방향전환이 두루 뛰어난 선수라 방심하면 안된다"고 조언했다. 이어 3명이 벨기에 스트라이커 로멜루 루카쿠(21·에버턴)를 들었다. 루카쿠는 최근 룩셈부르크, 스웨덴과 평가전 2경기에서 4골을 넣으며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 3월 벨기에와 코트디부아르 평가전을 브뤼셀 현장에서 지켜본 허정무(59) 감독은 측면공격수 드리스 메르텐스(27·나폴리)를 비밀병기로 지목했다. 한국이 반드시 승리해야 할 팀은 역시 러시아(5표)와 알제리(5표)였다.
한국의 첫 골 주인공으로 기대를 모은 선수는 손흥민(22·레버쿠젠)이었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세계적인 수비수들을 상대해 본 경험이 높은 점수를 받은 배경이다. 이어 이청용(26·볼턴), 구자철(25·마인츠), 김신욱(26·울산 현대)이 1표씩 얻었다. 남아공월드컵을 지휘했던 허정무 감독은 4년 전 수비수 이정수(34·알 사드)가 깜짝 2골을 터뜨렸던 것을 회상하며 "의외의 선수가 골을 넣을 가능성도 있다"고 예측했다.
이번 월드컵의 성패를 가를 최대 변수로 5명의 감독이 날씨를 꼽았다. 브라질월드컵은 더위와의 전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이 러시아와 맞붙는 쿠이아바도 고온다습하다. 브라질과 비슷한 기후였던 1994년 미국월드컵 사령탑 김호(70) 감독은 "러시아처럼 추운 곳에 있던 선수들이 더운 지방에서는 힘들어한다. 반대로 알제리는 사막 기후에 익숙하다. 다른 조도 날씨가 최대 변수다”고 했다. 우승 후보를 세 팀씩 꼽아달라는 질문에 홈팀 브라질(10표)과 인접국가 아르헨티나(8표)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것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실수를 최소화해야한다는 응답도 4표나 나왔다. 홍명보호에는 과거 월드컵 출전경험이 있는 선수가 5명뿐이다. 차범근(61) 감독은 "월드컵의 경험 부족이 실수로 이어지지 않기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