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와 야수의 스파이크화는 같은 듯 다르다. 그라운드에서 미끄러지지 않도록 발바닥에 징을 박아둔 구조는 같지만, 그 모양이 조금 다르다.
투수들은 대개 발목까지 올라오는 스파이크화를 신는다. 투구시 발을 딛거나 몸을 지탱할 때 한쪽으로 치우치거나 어긋나지 않고 중심을 잘 잡기 위해 발목을 감싸는 것이다. 밸런스를 유지하기 위해 스파이크화의 도움을 받는 것이다. 투수들에 따라 스파이크화의 발목 덮기의 정도에는 차이가 있다. 한 구단 관계자는 "대부분 투수들이 복사뼈를 덮는 스파이크화를 선호한다. 본인의 발에 맞는 스파이크화를 따로 주문해서 신기도 한다. 야수도 그렇겠지만, 투수의 경우 투구시 작은 움직임 하나에도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자신의 몸의 무게를 지탱해주는 스파이크화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반면 야수는 주루 플레이나 수비시 순간적으로 방향을 바꾸거나, 스타트를 끊어야 한다. 만약 스파이크화가 발목을 감싼다면 움직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때문에 야수들의 스파이크화는 대개 복사뼈를 덮지 않는, 발목 부분이 낮은 신발을 신는다. 두산 정수빈은 "투수 스파이크화처럼 발목이 높으면 움직이는데 걸리적 거린다"고 말했다.
투수와 야수 스파이크화의 가장 큰 차이점은 아대(보호대)의 착용 여부다. 투수의 경우 야수와 달리 스파이크화에 아대를 착용한다. 오른손 투수인 경우 아대를 오른발에 끼우고, 반대로 왼손 투수는 왼발에 댄다. 투수들이 아대를 착용하는 이유는 투구 동작시 땅을 차는 행위 때문이다. 예를 들어 오른손 투수일 경우 공을 던진 후 디딤발인 왼발은 그대로 중심을 잡고 있지만, 오른발이 앞으로 나오며 땅을 차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때 스파이크의 앞부분을 자주 땅에 끌거나 차게 되는데, 그럴때마다 스파이크화는 빨리 닳는다. 이를 보호하기 위해 아대를 착용하는 것이다.
만약 투수들이 스파이크에 아대를 붙이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두산 유희관은 "선발 투수의 경우 한 경기당 소화 투구수가 많다. 아마 2~3경기 만에 스파이크화를 갈아신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