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4일 첫 전파를 탔던 KBS 1TV 주말사극 '정도전'은 오는 29일을 끝으로 대장정의 막을 내릴 예정이다. 지난 15일까지 총 46회를 마쳤고, 높은 인기에도 불구하고 연장을 결정하지 않았다. '명품 사극' '사극 지존'이라는 호평을 이끌어냈던 '정도전'의 관심을 모으는 향후 포인트를 짚어봤다.
▶'제1차 왕자의 난'
종영까지 4회 만을 남겨둔 가운데 마지막 관전 포인트는 정도전(조재현)의 최후와 '제1차 왕자의 난'이다. '제1차 왕자의 난'은 이성계의 다섯째 아들인 이방원이 사병을 동원해 세자 방석(여덟째 아들)과 정도전 등을 살해한 사건이다.
제작진과 출연진이 결말을 함구하고 있지만 짐작해볼 수 있는 건 '흐름'이다. 지난 15일 방송된 46회에서 정도전은 너무 큰 빈틈을 보였다. 본인을 능욕했다고 생각한 주원장(조광유)이 '정도전을 명나라로 보내라'고 불호령을 내렸지만 이성계(유동근)가 이를 거부해 한숨을 돌린다.
하지만 거듭해 발목을 잡는 이숙번(조순창)을 조사해 달라는 정도전의 요청을 조준(전현)이 거부한다. 이는 청와대의 부탁을 여당에서 거부한 것과 마찬가지로 꼬일 대로 꼬인 정도전의 상황을 의미한다. 결국 정도전과 당여 사이에 내홍이 있다는 것을 파악한 이방원(안재모)은 슬슬 일어날 채비를 한다.
드라마는 정도전의 죽음과 함께 막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 정도전은 '영원한 스승' 이색과 '정신적 친구' 정몽주를 배신하면서까지 자신의 이상향을 펼치는데 집착했다. 최근 열린 제50회 백상예술대상에서 TV부문 남자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한 조재현의 마지막 불꽃 연기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뿐만 아니라 발톱을 드러낸 안재모와 두 사람 사이에 낀 유동근의 '사극 내공'도 볼거리다.
▶마의 시청률 20% 넘나
최종회 시청률이 얼마나 치솟을 지도 관심이 쏠린다. '정도전'은 1회를 11.6%(이하 닐슨 코리아 기준)로 시작한 이후 36회에서 최고 시청률 19.8%를 찍었다. 최근에는 3회 연속 18% 이상을 기록하며 마지막 뒷심을 자랑하고 있다. 정도전의 죽음을 앞두고 갈등이 최고조에 이를 경우 마의 20% 시청률 돌파도 가능하다.
KBS 대하사극이 시청률 20%를 넘은 건 2011년 11월 5일 '광개토태왕' 45회(20.9%)가 마지막이다. 특히 '정도전'이 전작 '대왕의 꿈'의 한을 풀어낼지도 눈길을 끈다. '대왕의 꿈'은 '사극 흥행 보증수표' 최수종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마지막 회가 9.3%에 머무는 등 평균시청률 11.2%로 고전했다. 당초 80부로 제작됐지만 70부로 조기종영하는 굴욕까지 맛봤다. '정통 사극 시청률 20%'는 팩션(허구+사실)과 퓨전 사극이 판을 치는 방송사 풍토에서 '정도전'이 거둘 수 있는 최고의 성적표 중 하나다.
[Tip] 역사 속에서 정도전 진짜 어떻게 죽었나
역사 속에서 정도전은 이방원의 손에 의해 죽음을 맞는다. 이방원은 포은 정몽주를 살해하며 조선 건국의 가속화를 이뤄냈지만 정작 조선이 건국된 후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해 불만이 쌓인다. 그 중심에 정치적으로 다른 노선을 걷게 된 정도전이 있다고 생각하고, 둘은 사병 혁파 문제로 또다른 갈등까지 빚는다. 결국 1398년(태조 7년) 제1차 왕자의 난이 발생했고, 정도전은 이방원이 이끄는 정적의 칼에 단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