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와의 브라질 월드컵 본선 H조 조별리그 최종전을 앞둔 한국축구대표팀에 작은 비보가 전해졌다. 경기 장소인 상파울루 코린치앙스 경기장에 최대 2만 명의 우리 축구팬들이 모여 열광적인 응원전을 펼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실제 한국 관중의 수는 한참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
27일 열리는 한국축구대표팀과 벨기에의 브라질월드컵 H조 최종전은 '21세기 붉은악마'와 '원조 붉은악마'의 맞대결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나란히 '붉은악마'라는 애칭을 사용하는 두 나라의 서포터스 붉은악마(한국)와 1895(벨기에)간 장외 응원 대결도 관전포인트다.
당초 벨기에전은 두 나라 모두 대규모 서포터스를 앞세운 응원전이 뜨겁게 펼쳐질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앞서 2000명 안팎이던 조별리그 1차전(쿠이아바)과 2차전(포르투 알레그리) 등과 달리 상파울루에서 열리는 3차전에는 붉은악마와 교민, 관광객을 포함해 최소 1만 명에서 최대 2만 명이 운집할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 결과는 기대치에 크게 못 미친다. 브라질월드컵 지원위원회가 최근 밝힌 통계자료에 따르면 벨기에전 티켓을 구매한 한국인은 총 3000명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브라질 내 교포 1500명과 한국 등 해외 구매자 1500명이 전부다.
당초 붉은악마측은 5만 명에 이르는 상파울루 교민들이 최소 1만 장 이상의 티켓을 구매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상은 달랐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브라질 교민들을 위해 우선 배정한 티켓의 수는 1000장에 불과했다. 여기에 교포들이 개인적으로 구매한 표 500장이 더해져 간신히 1500명의 규모가 갖춰졌다. 붉은악마 원정대 등 해외에서 건너오는 응원단에 수량 파악이 힘든 제3국적 한국인들을 모두 합쳐도 우리 응원단 규모는 5000명 이하일 것으로 보인다.
이는 벨기에측이 밝힌 응원단 규모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벨기에는 3500명의 1895 회원이 브라질을 찾는 것은 물론, 개별적으로 티켓을 예매한 축구팬들을 포함해 2만 명 안팎의 팬들이 한국전을 찾을 거라 예고한 바 있다. 상파울루에서 홈 구장 분위기를 내며 응원에서 압도하려던 붉은악마의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브라질 내 교민들의 티켓 확보율이 낮은 이유는 상파울루를 연고로 하는 브라질 명문 클럽 코린치앙스 팬들 때문이다. 벨기에전이 열리는 코린치앙스 경기장은 월드컵이 끝난 뒤 코린치앙스의 새로운 홈 구장으로 활용된다. 새 경기장에 대해 기대감을 갖고 있는 코린치앙스 팬들이 상파울루에서 열리는 경기의 티켓을 매점매석하다보니 교민들의 티켓 구매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 6만5000장의 티켓이 순식간에 매진되자 암표상들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90달러(9만 원)에 판매되는 3등석이 500달러(50만 원)까지 치솟은 상황이다.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한인신문 '좋은 아침 뉴스'를 운영 중인 고대웅 발행인은 "상파울루에 거주하는 한인들 중 다수가 티켓을 구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면서 "경기장에서 한국축구대표팀에게 힘을 보태주기 위해 거액을 들여 암표를 구매하는 교민들도 적지 않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