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에 진행된 베이스볼긱 독자 이벤트에서 요즘 가장 '핫'하다는 신차 인피니티 Q50 디젤 모델 시승 기회를 준다기에 당장 응모했다. 그런데 운 좋게도 5명의 당첨자 명단에 들었다. 개인적으로 차를 워낙 좋아해서 '파가니(http://blog.naver.com/pagani0101)'라는 필명으로 차와 관련한 개인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 시승기회를 통해 요즘 주변에서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Q50의 면모를 자세히 들여다 보고 블로그 이웃들에게도 소개할 수 있다는 사실에 무척 들떴다.
비록 짧은 2박3일의 시승 일정이었지만 인피니티 Q50의 감성과 기술을 느끼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날렵한 곡선과 조금은 날이 서있는 듯한 Q50의 첫 인상은 강렬했다. '인피니티 저 배기량 디젤은 어떤 느낌일까?'
인피니티 Q50 2.2d에 관한 간단한 설명을 전해 듣고 키를 받아 시트에 앉았다.
평소 인피니티라는 브랜드가 주는 느낌을 G37s를 통해 경험했었기에 기억을 더듬어 차를 맞이했다. 외관에서 풍기는 이미지는 더욱 강렬해졌는데, 실내에 앉으니 이전과는 다름을 느낄 수 있었다.
'주거성'이 아쉬움으로 남았던 G세단에 비해 훨씬 활용도를 높인 실내공간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거기에 마치 PC를 쓰는 듯한 느낌의 듀얼 디스플레이 스크린 역시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특히 하단에 위치한 디스플레이는 마치 태블릿 PC의 느낌을 전해주어 신선하기까지 했다. 퍼포먼스를 강조하는 브랜드답게 주행모드를 변경할 수 있는 드라이브 모드 셀렉터가 준비되어 운전의 재미를 배가해준다. 이는, 엔진과 변속기 그리고 핸들링 세팅을 변경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인데, 스포츠 드라이빙에 도움을 주는 설정이라 보여진다. 다만 그 위치가 다소 애매하게 자리하고 있어서 운전중에 스포츠모드로 변경하려면, 손으로 더듬어 셀렉터를 찾아야 하는 아쉬움은 있었다.
인피니티 Q50을 시승하면서 가장 큰 변화라 느꼈던 것은 각종 최신 안전장비를 들 수 있다. ABS, TCS, VDC, BAS, EBD는 물론이고 사방을 모두 카메라로 확인할 수 있는 어라운드뷰 모니터, 긴급 제동 시스템, 차선 이탈 경고 시스템 및 인텔리전트 크루즈 컨트롤 등 최신 안전장비가 다 집약된 차가 Q50이라 보면 될 정도였다. '인피니티의 기술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기 위한 차가 Q50일까' 라는 생각마저 들게 했다. 특히 어라운드 뷰 모니터는 인피니티 EX모델에 최초로 탑재한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는 뛰어난 성능으로 주차 및 좁은 도로에서 운전할 때 운전자를 편리하게 도와준다.
인피니티의 자랑, BOSE®오디오 시스템은 여전히 탑승자를 만족시키기에 충분한 음향을 제공했다. 14개의 보스 스피커가 발산하는 소리는 운전의 재미를 한층 더하는 필수요소. 계기반은 여전히 간결하지만 꼭 필요한 것 들이 모두 집약된 형태의 디자인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이전과 다른 우드트림을 적용한 것도 인상적이었다. 고급스러운 이미지 표현을 위한 선택이었을까?
시승 기간 중 3명 이상이 탑승하여 이동할 경우가 생겨, 2열에 앉아보았다. 사실 이 급의 경쟁차를 생각했을 때(벤츠 C클래스, BMW 3시리즈 등) 뒷좌석은 성인이 탑승할만한 공간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쪽이 편하다. 그런데 인피니티 Q50의 뒷좌석에 앉아보고 놀라움을 자아낼 수 밖에 없었다. 의외로 뒷좌석 공간이 넓고 안락했기 때문이다. 물론 180cm 가 넘는 성인의 경우라면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겠으나 그 이하는 Q50의 뒷좌석에서 불편함을 느낄 일은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인피니티를 타면서 성능에 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들의 지향점이 바로 '성능'이기 때문. 그러나 사실 시승하기 전까지는, 어딘가 아쉽고 기대도 크지 않았다. G37s에서 느꼈던 대배기량 고출력 가솔린엔진의 매력을 Q50 2.2d에선 느낄 수 없을 것이라 확신했기 때문이다. 결과는 맞지도 않았고, 틀리지도 않았다. 7단 자동변속기와 조합된 이 차의 파워트레인은 '충분하다'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았다. 최고출력 170마력 최대토크 40.8kg.m 의 이 엔진은 물론 고RPM을 사용하던 VQ엔진의 특성을 그대로 가져갈 수는 없으나, 디젤엔진으로써 강력한 토크로 밀어붙이는 주행감각은 인피니티 브랜드 성향을 표현하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물론 고속주행을 원한다면 하이브리드쪽이 더 유리할 것이라 생각한다. 다만, 아이들링 상태에서 소음은 최소화 시킨 노력이 엿보이지만 진동에 있어서는 가솔린 오너들이라면 약간의 아쉬움을 느낄지 모르겠다. 하지만 디젤 후륜 세단들은 브랜드에 상관없이 이 정도의 진동은 있다.
엔진 사운드에 있어서는 놀랍다. 사운드 제네레이터가 적용된 이 차량은 디젤엔진임에도 쓰로틀을 힘껏 열었을 때에 거친 소리를 뿜어낸다. 물론 가솔린 V6의 그 느낌에는 미치지 못한다 해도 4기통 디젤엔진에서 이정도 배기음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기는 이들에겐 좋은 점이다. 서스펜션은 더블위시본과 멀티링크 시스템이 적용되었는데, 승차감과 주행안정감 부분에서 적당한 타협을 했다고 느껴진다. G세단의 그 세팅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꼈다. 19인치 휠과 편평비40의 타이어 때문에 노면을 잘 읽어내고 하드한 느낌을 내지만, 서스펜션은 승차감과 타협점을 잘 찾았기에 부드러운 편에 가깝다.
거기에 성능을 중시하는 인피니티가 전작보다 더 약한 수치의 모델을 출시했지만 이를 용서할 수 있는, 아니 고마워하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그 타협의 대상이 '경제성'이기 때문이다. 밟는 만큼 튀어나가고 밟는 만큼 줄어드는 인피니티가 이제는 경제성까지 갖춘 마성의 차로 바뀐 것이다. 뛰어난 연비의 인피니티. 이 차는 상당히 매력적이다. 옵션사양과 각종 안전/편의장비, 그리고 검증된 파워트레인에 강렬한 이미지의 디자인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가격은 전작보다 합리적으로 내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