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국가대표팀 뿌리는 K리그였다. 역대 최다 해외파(17명)가 2014 브라질월드컵에 출전했지만 투혼을 보여준 건 K리거였다.
울산 현대는 K리그에서 이번 대회에 공격수 김신욱(26)을 비롯해 골키퍼 김승규(24), 수비수 이용(28) 등 최다 국가대표를 배출했다. 군 복무 중인 이근호(29·상주 상무)까지 원 소속팀은 울산이라 사실상 4명이 월드컵에서 활약했다.
울산은 역대 K리그에서 소속 선수 월드컵 참가 횟수 순위 1위다. 한국은 1986년 멕시코월드컵 이후 브라질까지 8회 연속 본선 진출을 이뤘다. 울산은 8회의 월드컵 동안 본선에 나간 국가대표 25명을 배출했다. 1986년에 3명, 1990년에 5명, 1994년 4명, 1998년 3명, 2002년 2명, 2006년 2명, 2010년 3명, 2014년 3명이 나섰다.
울산 구단은 국가대표를 키우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울산 구단주로 있으면서 대표팀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고, 구단 내에도 대표팀 우선이라는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형성됐다. 일부 팀들이 전력 누수를 우려해 대표 차출을 꺼릴 때도 울산은 '국가가 부르면 반드시 보낸다'는 방침을 고수했다. 김영국 울산 사무국장은 "소속팀 성적도 중요하지만 대표팀에 기여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인식이 강하다"고 말했다.
고재욱 전 울산 감독은 "선수들이 대표팀에 다녀오면 오히려 팀 전력에 더욱 도움이 됐다. 국가대표라는 자부심이 컸는데 다른 선수들에게서는 느껴지지 않는 보이지 않는 막이 있었다"며 "유상철도 1998 프랑스월드컵을 다녀오고 나서 실력이 한 차원 더 발전했다"고 회상했다.
또한 울산 구단의 탄탄한 코칭스태프와 선수층도 한 몫 했다. 항상 리그 상위권에 머문 울산은 그만큼 명장이 많았고, 국가대표 감독도 배출했다. 1986 멕시코 월드컵 사령탑 김정남 감독, 1994 미국 월드컵을 이끈 김호 감독, 1998 프랑스 월드컵을 지휘한 차범근 감독이 모두 울산 지휘봉을 잡은 바 있다. 이들의 지도 아래 주전 선수가 빠져도 백업 멤버들이 리그 경기에서도 좋은 성적을 유지해주면서 팀 경쟁력을 높였다.
김 국장은 "이번 시즌 전반에 성적이 그리 좋지 않았지만 월드컵에 출전한 우리 팀 선수들에게 있는 힘껏 최선을 다하고 오라고 했다. 이들 활약이 결국 K리그 부흥을 이끌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