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드래곤즈는 작년 K리그 클래식(1부 리그)에서 10위를 차지했다. 득점은 클래식 14팀 중 꼴찌였다. 38경기에서 34골 밖에 못 넣었다. 시즌 내내 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빈곤한 득점력이었다. 올 시즌은 완전히 달라졌다. 전남은 16경기에서 25골을 기록 중이다. 전체순위도 현재 2위고 득점 역시 클래식 12팀 중 '선두' 포항(15경기 28골) 다음으로 많다. 전남은 평균 득점이 1.56골로 작년(0.89골)에 비해 1.7배 이상 높아졌다. 전남의 득점력이 1년 반에 이렇게 달라진 비결은 뭘까.
'공격듀오' 스테보(32)-이종호(22)의 활약을 꼽을 수 있다.
이종호는 현재 9골로 포항 김승대(8골), 울산 김신욱(7골), 전북 이동국(6골) 등 쟁쟁한 공격수들을 제치고 득점 선두다. 그는 19일 성남과 16라운드 전까지 3경기 연속 그물을 가르며 물 오른 득점력을 과시 중이다. 이종호는 2011년 전남 유니폼을 입을 때만 해도 차세대 스트라이커로 각광받았다. 하지만 2011년 2득점, 2012년과 2013년 각각 6득점에 그쳤다. 올 시즌 이종호는 새롭에 눈을 떴다. 포지션 변화와 관련이 깊다. 이종호는 최전방 공격수 대신 올 시즌 측면 공격수로 주로 출전하고 있다. 일대일 개인돌파에 약점이 있는 이종호에게 측면은 쉽지 않은 포지션이지만 극복해 냈다. 전남 하석주 감독은 "이종호가 측면에서 가운에로 돌아 들어가면서 찬스를 많이 포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종호 뒤에는 올 시즌 새로 전남 유니폼을 입은 스테보가 버티고 있다. 스테보는 4골3도움을 기록 중이다. 그의 이름 값에 비하면 득점이 많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스테보의 가치는 득점으로만 따질 수 없다. 스테보는 탄탄한 체격을 바탕으로 한 몸싸움 능력이 리그 최고 수준이다. 볼 키핑도 좋아 그가 등을 지고 볼을 잡으면 상대 수비수는 큰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 스테보가 아닌 다른 공격수에게 많은 기회가 열린다. 스테보의 투지 넘치는 플레이도 귀감이 되고 있다. 측면 공격수 안용우(23)도 빼놓을 수 없다. 안용우는 왼발의 달인 하석주 감독이 "나보다 왼발이 낫다"고 엄지를 드는 선수다. 빠른 발을 이용한 측면 돌파, 날카로운 크로스가 일품이다. 중앙으로 치고 들어가다가 날리는 왼발 슈팅도 위력적이다. 안용우는 3골3도움으로 올 시즌 신인 중에서 단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전남은 효율적은 축구를 구사하고 있다. 전남은 16경기에서 168개의 슈팅을 날렸다. 이 중 76개가 유효슈팅이었다. 슈팅 숫자는 12팀 중 하위권이다. 하지만 유효 슈팅 대비 득점 비율은 0.32에 달한다. 이 수치는 포항(0.42)에 이어 2위다. 유효슈팅을 10개 때리면 이 중 3개 이상 득점으로 연결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