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의 외국인 타자 에릭 테임즈(28)는 전반기를 타율 0.332 21홈런 71타점으로 맹활약했다. 6월 중순부터 4번타자를 맡고서는 타점 2위로 해결사 노릇을 잘 해줬다. 홈런 4위, 장타율(0.663) 4위에 올라 있다. 테임즈는 이미 한국 무대에 성공한 외국인 타자가 됐다. 그의 성실성 덕분이다.
테임즈는 시즌 초반부터 경기 전 그라운드에 일찍 나와 특타 선수들과 타격 훈련을 하기도 했다. 김경문 NC 감독은 "(코칭스태프에게) 보여주기 위한 개인 훈련을 하는 선수가 아니다. 정말 성실하게 한다. 어린 선수들에게 본보기도 된다"고 흐뭇해했다. 경기 중 타석에서 삼진을 당하고 오면, 덕아웃 뒤로 나가 라커룸 앞에서 스스로를 향한 분노를 표출하고, 평정심을 되찾고 들어오기도 했단다. 김 감독은 이를 긍정적인 투쟁심으로 봤다.
보디빌더처럼 울퉁불퉁한 상체 근육을 보면, 웨이트트레이닝도 엄청 열심히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훈련광인 테임즈는 이미 6월초에 체중이 5㎏ 이상 빠졌다. 테임즈의 바지를 보면 바람에 펄럭일 정도로 헐렁헐렁하다. 바지 스타일이 그런 것이 아니라 체중이 빠지면서 바지가 몸에 비해 커진 것이다. 김 감독은 "매니저에게 새 바지 맞춰 달라고 해라"는 말로 격려했다.
미국에서 주로 외야수로 뛴 테임즈는 올해 NC로 와서는 대부분 경기에 1루수를 보고 있다. 그래서 1루수 치곤 실책(8개)이 조금 많은 편이다. 이동욱 수비코치는 "초반 성적이 별로일 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체중이 빠졌다. 훈련에 성실하고, 개인 체력을 위해 건강 보조제도 많이 챙겨 먹는다"고 했다.
시즌에 앞서 "20홈런 정도를 기대한다"고 했던 김경문 NC 감독은 이미 전반기에 20홈런을 넘어선 테임즈를 향해 만족스러움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처음부터 30홈런 정도를 바란다고 하면 선수가 얼마나 부담이 되겠는가. 20개 정도 쳐 주길 바라고, 그 이상을 치면 나도 기분 좋다"고 말했다.
실력 외에도 홈런을 치고 나면 포수 김태군과 나누리 '수염 세리머니'는 이제 NC 덕아웃의 활력소가 됐고, 승리를 부르는 보증수표가 됐다. 테임즈가 홈런을 친 18경기에서 NC는 한 경기만 빼고 17경기에서 승리했다. 테임즈 홈런은 94.4% 승률이다.
한용섭 기자 orang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