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위크
(인터뷰②) 손예진 "몰래카매라 마니아, 하지만 난 속아본적 없다"
배우 손예진(32)이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클래식(2002)' '연애소설(2002)' 등의 작품으로 '청순의 대명사'라로 불리던 손예진이 팔색조 모습으로 대중에게 한발자국 가까이 다가서고 있다. 가장 편안 '청순 이미지'를 내세우며 쉽게 갈 수도 있지만, 손예진은 로맨틱 코미디 '작업의 정석(2005)', 범죄영화 '무방비 도시(2008)' 스릴러 영화 '백야행(2009)''공범(2013)' 등 '장르'에 도전하며 매번 여러색의 옷을 입는다. 최근에는 MBC '무한도전'에 출연해 엉뚱한 예능감과 열혈 응원단원의 모습을 보여주며 '신비주의 여배우' 이미지까지 벗었다. 내달 6일 개봉하는 액션 어드벤쳐 영화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이석훈 감독)'에서는 데뷔 후 첫 액션 연기에 도전해 강인한 여걸의 모습을 보여준다.
최근 서울시 종로구 팔판동 한 카페에서 가진 손예진과의 인터뷰는 우리나라 톱 여배우와의 대화가 아닌 동네 친구와의 수다같았다. "이제는 늙었다"며 너스레를 떨거나 "조카가 정말 예쁘다"며 휴대폰을 꺼내 기자에게 사진을 보여주며 조카 자랑을 늘어 놓는 모습에 인간미가 물씬 느껴졌다.
-손예진이 본 김남길은 어떤 사람인가.
"극중 장사정 캐릭터 그 자체다. 오히려 더 수다스럽고 유쾌한 사람이다. 끊임없이 누군가를 웃겨주려한다. 촬영이 들어가기 전에 하도 주변 사람들을 웃겨서 정작 촬영할 때는 힘이 빠지더라. 전작 등에서 보여줬던 진중한 이미지는 거짓말이다.(웃음)"
-김남길과 열애설도 났다.
"당시 지방에서 '해적'촬영을 하고 있는데, 소속사로부터 전화가 와서 열애설이 났다더라. 그냥 재미있었다. 정작 남길오빠와 나는 쿨하게 넘겼다. 현장에 나가니까 박철민 선배님이 나와 남길오빠의 손을 잡더니 '그냥 이참에 결혼해라'고 하시더라.(웃음)"
-'무한도전'을 보니 몰래카메라를 정말 좋아하더라.
"진짜 좋아한다. 학교 다닐때도 그렇게 친구들 속이는걸 좋아했다.(웃음) 대학교때는 친구들 모두 연기과니까 몰래카메라도 정말 살벌하게 했다. 지금은 화보 촬영 등을 할때 스태프 한명이 잠깐 자리를 비우면, 나머지 스태프들과 그 스태프를 속일 작전을 짠다. 그런데 정작 나는 한번도 속아본적이 없다. 나한테 속았던 사람들 모두 벼르고 있다.(웃음)"
-사실 '무한도전' 출연은 의외였다. 몸쓰는 응원단에 합류했다는 게 놀라웠다.
"보기보다 내가 화이팅이 넘친다.(웃음) 워낙에 다이내믹한 걸 좋아한다. 축구도 워낙 좋아하고 브라질도 꼭 한번 가보고 싶었다. 내 평생 브라질에서 축구 응원을 할 기회가 또 어디있겠나. 걱정이 됐던 것도 사실이다. 예능이란게 편집에 따라 내가 한 말이나 행동이 의도와 다르게 비춰질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너무 좋았다. 응원단 멤버들과 동지애 같은 것도 느끼게 됐고, 정말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결혼 적령기인데.
"사실 적령기도 지났다.(웃음) 원래 34살에 결혼하는게 목표였는데, 내년이 벌써 34살이다. 일단 36살로 목표를 수정했다.(웃음) 그리고 아직 연기에 대한 욕심이 더 크다. 신기하게도 연기는 하면 할수록 더 욕심이 생긴다. 더 많은 작품에서 더 멋진 캐릭터로 연기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한결같은 외모를 유지하는 비결은.
"에이, 한결같지 않다. 이제 한해 한해 체력적인 한계와 피부의 늘어짐을 느낀다.(웃음) 당연히 관리도 받는다. 피부관리도 받고 운동을 더 열심히 한다. 평소에 운동으로 체력을 키워놓지 않으면 촬영할 때 체력에 부친다."(웃음)
이승미 기자 lsmshhs@joongang.co.kr
사진=임현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