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현재 치열한 도루 경쟁은 김상수(삼성)가 38개로 1위다. 2위는 박민우(NC)가 37개로 바짝 뒤쫓는다. 서건창(넥센)이 34개로 3위에 올라있다. 28개인 조동화(SK)와 25개인 오재원(두산)이 뒤따르고 있다.
이종범 코치는 "김상수와 서건창의 2파전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김상수가 예전에 많이 안 뛰다가, 삼성 구단 최초로 도루왕 타이틀을 노리면서 한껏 상승세다"라고 말했다. 김상우를 견제할 선수로는 박민우보다는 서건창을 더 높게 꼽았다. 이 코치는 "4개 차이가 큰 게 아니다. 몰아서 뛸 수 있다"며 "도루 50개 정도에서 순위가 가릴 것 같다"고 말했다.
관건은 체력과 출루율 두 가지로 꼽았다. 이종범 코치는 "도루를 시도하면 체력 부담이 크다. 수비에도 영향을 미친다. 체력을 보충하는 것과 출루율이 높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상수는 주로 9번으로 나서고 있다. 서건창과 박민우는 톱타자다. 아무래도 한 경기에 타석 기회가 많은 1번이 조금 더 유리하다. 이 코치는 "안타를 치든, 실책이든 볼넷이든, 진루타를 치든 1루에 많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김상수가 시즌 막판에 가서 도루 타이틀 경쟁을 한다면, 삼성에서 1~2번으로 올려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통산 510도루와 한 시즌 최다 도루(84개) 기록을 보유한 이종범 코치는 경쟁 중인 후배들을 향해 몇 가지 조언을 했다. 그는 "도루를 많이 하려면 3루 도루를 과감하게 해야 한다. 2루 도루를 성공하고 나서 곧바로 또 3루로 뛸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2루와 3루를 연거푸 훔쳐라는 말이다. 이 코치는 "2루 도루에 성공하고 나서, 공을 한 두 개 기다리면 견제가 심해 뛰기 힘들다. '2루 도루 후 설마 곧바로 뛰지 않겠지'라는 방심을 노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투수와 포수 외에도 상대 벤치의 습성까지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코치는 자신의 현역 시절 에피소드를 말했다. 과거 현대 유니콘스의 정진호 수비코치는 이종범이 1루에만 나가면 초구부터 무조건 견제를 했다고 한다. 견제가 빠른 투수는 기본적으로 파악해야 하고, 견제는 느리지만 퀵모션이 빠른 투수 등 다양한 투수들의 유형을 머릿속에 넣어둬야 한다. 이 코치는 "투수들의 퀵모션은 다 기억하고 있었다"며 "도루를 많이 하려면 기억과 생각이 엄청 많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5일 경기에서 김상수, 박민우, 서건창은 모두 도루를 추가하지 못했다. 서건창이 도루를 시도했지만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