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걸그룹 에이코어(지영·민주·케미)가 파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팀을 둘로 쪼개 신곡 ‘페이데이’를 발표하면서 ‘실력팀’으로 첫 선을 보였다.
신인이라고는 믿기 힘들 만큼 여유 있고, 놀 줄 아는 무대가 눈길을 확 사로잡았다. 특히 보컬 지영과 래퍼 민주·케미의 조합이 탄탄하다는 평가도 끌어냈다. 팀의 막내 케미는 ‘넘사벽 걸그룹’ 2NE1의 박봄을 ‘디스’하며 네티즌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거침없이 가요계에 도전장을 던진 소녀들의 데뷔 과정은 어땠을까. 이제 막 데뷔한 에이코어 세 멤버의 과거를 ‘탈탈’ 털어봤다.
-기다리던 가요계 데뷔네요. 자기소개를 부탁해요.
(지영) "초등학교 때는 전교에서 1등을 할 정도로 공부를 잘했어요. 그 때 부모님이 너무 공부만 하지 말고 취미도 만들어보자며 춤 학원에 데리고 갔어요. 공부만 하는 게 답답해 보이셨나봐요. 근데 제가 완전 '몸치'였던거죠. 그래도 계속 하다보니 3개월 뒤에는 춤이 재밌어졌어요. 중학교 때는 댄스팀에 들어갔어요. 18살 때까지는 정말 춤만 춘거 같아요. 그러다 고3 때 노래가 정말 하고 싶었어요. 노래를 배우고 싶어서 댄스팀에서 나갔죠. 레슨을 끊고 노래를 배웠어요. 그러다가 기획사에 들어가게 돼 입시는 포기했고요. 근데 첫 회사가 좋지 않았어요. 정말 아무것도 몰랐던 시기였어요. 제가 곡비를 내면 수익을 나눌 수 있다는데 아빠한테 울면서 졸랐어요. 이 일이 너무 하고 싶다고요. 그래서 곡비로 1000만원도 넘게 가져다 줬는데, 사기를 당한거죠. 그 때 한 번 넘어지고 다른 회사에서도 일이 잘 풀리지 않았어요. 그래도 소득이 있다면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는 점이에요. 녹음 기사, 작곡가들과 친해지면서 일이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포미닛·지나의 가이드를 하고, OST도 부르게 되고요. 지금 회사도 당시 만난 분의 소개로 들어오게 됐어요. 그래도 불안한건 사실이었죠. 근데 분위기가 좋게 흘러갔어요. 대표님도 의지가 있었고, 직원분들도 열심히 뛰는게 눈에 보였거든요. 실제로 데뷔한 게 지금도 실감이 나질 않아요."
-지영 씨의 부모님은 춤 학원에 데려간 걸 후회하겠어요.
(지영) "두 분 다 후회는 하지 않아요. 엄마도 꿈이 가수였어요. 근데 아빠를 만나면서 가수 꿈을 이루지는 못한 거 같아요. 그래도 지금 팬이 몇천명있는 인터넷 가수에요. 아빠도 어릴 때 끼가 많았다고 하고요. 사실 데뷔를 준비하다 5번 정도 엎어졌거든요. 그래도 단 한 번도 제 말을 의심해 본 적이 없어요. 집에서 울면서 '미안한데 내가 판단을 잘못 한 거 같아'라고 하면 부모님은 언제나 절 이해해주셨어요."
-민주의 데뷔 과정도 궁금합니다.
(민주) "어릴 때는 TV를 보면 무대에 서는 가수들이 마냥 신기했어요. 저도 하고 싶었고요. 그 꿈 하나로만 학창시절을 보낸 거 같아요. 중학교 때부터 상을 받으면서 자신감이 하늘을 찔렀어요. 중학생이 벌써부터 친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다녔다니까요. 하하. 당시 집안 사정도 어려워서 무조건 잘 돼야한다고 생각했어요. 고등학교 때는 신생 회사에 들어갔어요. 그리곤 두 번 정도 회사를 옮겼지만 잘 되지 않았어요. 제 일이 아닌 거 같았고 피팅 모델을 하게 됐어요. 돈을 벌면서, 이젠 이 일이나 해야겠다고 생각하는데 지영 언니에게 전화가 왔죠."
-민주에게 뭐라고 하던가요.
(지영) "민주가 마지막으로 있던 회사에 저도 있었어요. 같이 데뷔를 준비하고 있다가, 제가 판을 깨고 나왔거든요. 민주는 회사에 들어온 지 1달 만에 소속이 없어진 거죠. 근데 민주에 대한 인상이 참 좋았어요. 정말 열심히 하는 친구였어요. 외모도 예뻤고요. 같이 뭔가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피팅 모델을 30살까지 할 수 있겠냐'며 설득을 했어요. 오디션 당일 아침까지만 해도 '못 갈 거 같다고 했는데 결국은 왔고 합격했습니다."
-팀에 들어오고 결정을 후회하진 않았나요.
(민주) "후회는 한 번도 하지 않았어요. 하나 씩 배워가면서 실력이 느는 제가 보이니까 재미있더라고요. 희열도 느꼈고요. 회사에 들어와서 1년 동안은 4시간만 잤을 정도로 열심히 준비했어요. 제일 먼저 와서 제일 늦게 까지 연습했습니다."
-케미는 이 팀에서 나이가 가장 어린데, 어떻게 합류하게 됐나요.
(케미) "부산에서 태어나서, 중학교 1학년 때까지 지내다가 서울로 이사를 왔어요. 어릴때 부터 춤이 좋아서 TV 보면 좋아하고 따라하고 그랬다네요. 춤 학원을 다니다, 연습생 준비를 하게 됐고 오디션도 봤고요. 다른 회사에서 연습을 하고 있다가 이 회사에서는 1년 정도 연습을 했습니다. 또래 친구들 사이에서 쭉 경쟁을 해왔던 거 말고는 딱히 힘든 경험은 없어요."
-언니들과의 생활은 어떤가요.
(케미) "잘 챙겨주고 좋아요. 근데 언니들과 달리, 전 미성년이라 함께 못 하는게 많아요. 정말 힘들 때 언니들이 맥주를 한 잔 해도 전 끼지 못하니까요. 그런게 좀 아쉽고, 좋은 점은 언니들이 제 생각을 많이 해준다는 점이에요. 음악 할 때도 제 의견을 존중해 주고, 실수를 할 때는 얘기해주고요. 배울 점이 많은 거 같아요."
-서로에 대한 칭찬을 해볼까요. 지영이 보는 민주와 케미는.
(지영) "일단 민주는 팀에서 없으면 안 되는 친구에요. 예의가 있어요. '예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입에 담고 사는 친구에요. 일도 스스로 찾아서 하고 배려심이 많아요. 그래서 많이 고생하는 스타일이에요. 애교도 제일 많고요. 끈기가 있어서, 지난 6개월 동안 실력이 가장 많이 는 친구도 민주에요. 대표님도 인정하는 노력파에요. 케미는 자신감이 남다른 아이예요. 부러운 게 많아요. 정형화되지 않은, 야생마 같은 매력이 있어요. 절대 쫄지 않는 그 패기와 자신감이 좋아요. 랩 실력이 국내 걸그룹 래퍼 중 세 손가락 안에 든다고 생각합니다."
-민주가 보는 지영과 케미는.
(민주) "언니를 보면 늘 소주 한 잔을 같이 하고 싶어요. 술이 좋아서가 아니라 언니는 늘 위로해주고 싶은 생각이 들거든요. 그룹에서 딱 중간자 역할이라 생각해야 할게 너무 많아요. 중간에서 회사의 입장을 걸러서 멤버들에게 정리해주고, 우리가 회사에 할 말이 있으면 나서주는 것도 언니고요. 노래랑 춤을 모두 잘 하니까, 오히려 얼마나 힘들게 연습했을지 안타깝기도 하고요. 몸이 10개라도 부족한 언니에요. 술 한 잔 같이 하면서 어깨를 주물러 드리고 싶어요. 케미는 나이는 어리지만 어른스러워요. 제가 놓치는 부분을 조언도 해주고, 잡아주기도 하고 알려주기도 하고 배울게 많은 동생이에요. 이젠 애교도 많이 늘었어요. 처음에는 목석같고,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거 같았는데 사랑받을 아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제일 친한 멤버구요. 막내라 하는 모든 일을 도와주고 싶어요. 힘들까봐 뭘 시키지도 못하겠어요. 하하."
-케미가 보는 언니 둘은요.
(케미) "지영 언니는 우리의 보컬 선생님이에요. 전 래퍼지만 노래에도 관심이 많거든요. 아무래도 의지만큼 잘 안 되서 언니한테 코멘트를 받을 때 많이 고마워요. 저는 아무래도 눈치를 보고 얘기하는데, 언니는 언제든지 친절하게 대답해주세요. 민주 언니는 힘들거나 안 좋은 일이 있을 때 얘기를 할 수 있는 멤버에요. 제게 '이렇게 하면 안 돼'라고 얘기해주는 멤버도 언니고요. 같이 랩을 하는 포지션이라, 의지도 되는 거 같아요."
-신곡 '페이 데이' 소개를 부탁합니다.
(지영) "월급날을 소재로 만든 곡이에요. 일렉트로닉 힙합 장르입니다. '다 같이 놀자'라는 느낌이 강해서 댄서분들도 있고, 플래시몹 느낌도 있고요. 직장인들은 월급날만 기다리자나요. '힘들고 지쳐도 월급날에는 좀 놀자'라는 메시지를 담았어요. 여름에 잘 어울리는 신나는 곡입니다."
-에이코어 만의 장점을 소개해주세요.
(민주) "실력이 골고루 탄탄한 거 같아요. 어느 팀이나 개개인으로는 실력이 부족한 친구들이 있기 마련인데, 우리는 노래를 못해서 랩을 시킨다거나, 그 반대의 경우가 아니에요. 실력들이 특화돼 있고, 조화도 잘 돼 있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에이코어의 목표는요.
(케미) "음원 차트 10위권에 가고 싶어요. 지금 걸그룹 마마무가 그런데, 모든 사람의 관심이 됐으면 해요. 포털사이트 첫 페이지에도 우리가 있고, TV에도 항상 나오는 기대되는 신인이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