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타격왕 경쟁은 어느 해보다 뜨겁다. 타고투저 양상 속에 국내를 대표하는 강타자들이 타격왕 타이틀을 놓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다툼한다. 그 중 가장 앞서 있는 선수가 바로 SK 이재원(26)이다. 그는 "긴장을 늦출 수 없다"고 말했다. 이재원은 9일 현재 타율 0.383로 순위표 맨 꼭대기에 이름이 올라있다. 2위는 타율 0.381로 바짝 추격하고 있는 한화 김태균이다. 3~5위는 KIA 김주찬(0.366) 두산 민병헌(0.3631) 롯데 손아섭(0.3629) 등이 근소한 차이로 붙어있다. 최근까지 타격왕 싸움은 이재원, 김태균, 김주찬 등 3파전으로 진행됐지만 김주찬이 최근 3경기 연속 무안타에 그치며 다소 뒤쳐졌다. 입단 9년 만에 주전을 확보한 이재원은 타격왕 타이틀을 놓고 경쟁하는 것만으로도 감개무량하다. 그는 "나를 제외하곤 타격 5걸에 든 선수는 모두 경험이 많다"면서 "모두 선구안도 좋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를 빼곤 모두 현재 성적에서 타율이 오르면 올랐지, 떨어지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프로 선수라면 누구나 개인 타이틀에 욕심이 난다. 또 시즌이 막바지로 치닫으면 이를 의식할 수 밖에 없다. 이재원도 최근 "솔직히 타격왕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풀 타임 첫 시즌을 소화 중인 이재원은 '마이 페이스' 유지가 목표다. 이는 그의 가장 큰 장점이면서 경쟁력이기도 하다. 이재원은 올 시즌 88경기에서 무안타 경기가 겨우 12번에 그친다. 경쟁자들에 비하면 훨씬 꾸준한 성적을 유지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건 슬럼프 없이 타격감을 유지하는 것"이라며 "'더 잘 치겠다'는 생각보다는 '현재 상태를 유지하자'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더위가 사라지면 타격 페이스가 더 좋아질 것이다"고 내다보며 "팀을 위해 주자가 있을 때 클러치 히터의 모습을 더 발휘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재원은 최근 타격왕 경쟁에서 잠시 이탈할 뻔한 경험을 했다. 지난 8일 KIA전에서 스윙을 하다 왼 손목 통증을 호소한 것. 결국 9일 NC전은 병원에서 검진을 받고 이동하느라 경기 시작 1시간 뒤인 오후 7시 마산구장에 도착했고, 노게임이 선언된 10일 경기 역시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MRI(자기 공명 영상) 촬영 등 병원 검진 결과 큰 이상은 없다. 이재원은 "다음날(8일) 오전까지 병원에서 검진을 받았다. 나는 아이싱 등을 받으면 괜찮다고 하는데 구단과 트레이너가 굉장히 신경을 써 줬다"며 "나보다 오히려 더 걱정하더라"며 고마워했다. 이재원은 다시 스파이크 끈을 조여맨다. 그는 노게임이 선언된 10일 경기 전 "이제 출격 준비를 마쳤다"며 "어제(9일)는 더그아웃에서 열심히 파이팅을 외쳤는데, 오늘도 출장하지 않으면 몸이 근질근질 할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시즌 마지막 날까지 타격왕 경쟁을 할 것 같다. 그래서 더 긴장을 늦출 수 없다"며 파이팅을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