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드게임패를 당했지만 글로벌 선진학교의 라커룸은 활기찼다. 선수들 얼굴에도 미소가 가득했다. 오늘의 패배가 내일의 승리를 위한 밑거름이 되리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기독교 재단이 설립한 글로벌 선진학교는 졸업생 대다수가 외국으로 진학하는 기숙학교다. 충북 음성에 이어 2011년 경북 문경에 제2캠퍼스를 세우면서 중등부 야구팀을 만들었다. 창단 3년째인 지난해에는 KBO기 중등부 대회에서 3위에 오르는 돌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올해 2월에는 중학교 선수들이 올라오면서 고등부 팀이 생겼다.
글로벌 선진학교의 특징은 일반 야구부와 달리 학업에 무게를 둔다는 점이다. 야구부 선수들은 오후 2시30분까지 별도로 수업을 듣고 오후에 야구 연습을 한다. 모든 수업은 다른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영어로 진행된다. '공부하는 선수'라는 학생 야구의 취지에 가장 충실한 팀인 셈이다. 김성우 스포츠단장은 "선수들이 학업과 야구를 모두 충실히 하는 것이 학교의 목표"라고 말했다.
1학년으로만 구성된 글로벌 선진학교는 13일 춘천 의암구장에서 열린 제48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중앙일보·일간스포츠·대한야구협회 주최, 스포츠토토 협찬) 2회전에서 고등부 데뷔전을 치렀다. 대진운은 좋지 않았다. 프로 1차 지명자를 2명이나 배출한 우승후보 서울고를 만났다. 결국 임석진이 1회 3점홈런, 7회 만루홈런을 친 서울고에 10-0, 7회 콜드게임으로 졌다. 하지만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는 서로를 격려하며 웃었다. 김혁섭 감독은 "아쉽지만 선수들이 좋은 경기를 했다. 2년 뒤에는 더 좋은 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