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현이 24일 KPGA 코리안투어 바이네르 파인리즈 오픈에서 우승한 뒤 유리박스에 든 1억원(5만원짜리 2000장)의 현금과 아들을 껴안고 활짝 웃고 있다. KPGA 제공
'꽃미남 아빠' 박상현(31·메리츠금융그룹)이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서 4년10개월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4일 강원도 고성에 있는 파인리즈 골프장(파71)에서 열린 KPGA 코리안투어 바이네르 파인리즈 오픈 최종 4라운드. 전날 11언더파로 단독선두에 오른 박상현은 이날 4타(버디 5개, 보기 1개)를 줄여 최종합계 15언더파로 맹동섭(27·호반건설·14언더파)을 1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박상현은 2009년 5월 SK텔레콤오픈, 그해 10월 에머슨퍼시픽 힐튼 남해오픈에서 정상에 오르며 빅스타로 떠올랐다. 그러나 이후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19차례나 톱10에 들었지만 그 중에 2차례는 준우승, 3차례는 3위에 그쳤다. 항상 밝은 얼굴로 웃음을 잃지 않아 '미소천사'라는 별명을 얻었지만 뒷심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만큼 '우승 갈증'에 시달렸다. 하지만 올 시즌 들어 우승의 징후가 나타났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프리 시즌 대회로 열린 2014 KPGA 코리안 윈터투어 1차 대회와 지난주 이벤트 대회였던 동아제약-동아ST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자신감을 회복했다. 무엇보다 지난 5월 열린 매경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게 큰 힘이 됐다.
결국 박상현은 통산 2승을 한 이후 63번째 대회만에 정상에 섰다. 박상현은 이날 우승상금 1억원을 현금으로 받았다. 이 상금 덕분에 시즌 상금 누계에서도 3억1290만원으로 3억원대를 돌파했다. 박상현은 15번 홀(파4)로 보기로 류현우(33)에게 공동 선두를 내주며 위기를 맞았지만 17번 홀 버디로 우승컵을 지켰다. 맹동섭은 17번과 18번 홀(파4) 연속 버디로 준우승했다.
박상현은 특히 후배 아버지가 창설한 대회에서 우승해 그 의미가 더 컸다. 이 대회는 올 시즌 2승을 기록 중인 김우현의 아버지이자 국내 구두 제조업체 ㈜안토니 바이네르의 오너인 김원길 회장이 대회를 개최해 화제를 모았다. 김 회장은 국내 남자 대회 수가 줄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보고 이번 대회를 만들었다. 김 회장은 우승자 박상현에게 상금 외에도 30만원짜리 바이네르 구두 상품권 500장을 부상으로 건네기로 했다.
평소 친하게 지내던 박상현에게 우승하면 지인들에게 선물로 돌리도록 500켤레를 주겠다고 약속했다. 김 회장의 아들인 김우현(23·바이네르)은 최종합계 4언더파 공동 27위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