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25일 신인 2차 지명회의에서 투수 4명을 선발했다. 1차 지명에서 서울고 투수 남경호를 선택한데 이어 2차 1라운드에서도 고졸 투수 채지선(광주제일고)을 선택했다. 이후 방건우(광주동성고)와 박성민(연세대), 이윤후(군산상고) 등이 차례로 두산의 유니폼을 입었다. 박성민을 제외하고 앞 순번에서도 고졸 투수를 품에 안은 김태룡 두산 단장은 "발전가능성을 보고 키우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두산은 최근 몇 년 간 마운드 운영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해 불펜의 난조로 두산은 어려운 시즌을 보냈다. 그 와중에도 선발 유희관을 발굴하며 희망을 봤지만, 올해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시즌 초에 토종 선발 노경은이 부진했고, 외국인 투수 볼스테드(방출)와 유희관이 주춤했다. 시즌 후반에 들어 선발진들이 조금씩 안정세를 찾았지만, 이번에는 불펜이 흔들리고 있다. 송일수 두산 감독은 "2군에서도 올릴 만한 투수 없다"고 아쉬워하기도 했다.
두산은 예로부터 팜 시스템(선수 육성)을 잘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미 많은 선수들이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성장했고, 두산의 큰 전력이 됐다. 문제는 야수 쪽에서 활발한 화수분 야구가 마운드 쪽에서 주춤하다는 것이다. 투수를 키워내는 것이 두산에는 어느덧 숙제가 됐다.
이번 신인지명회의를 통해 두산은 마운드의 미래를 생각했다. 김태룡 단장은 "고졸이든 대졸이든 프로에서 통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로 가다듬어야 할 부분들이 있다. 지금은 기술적으로 조금 부족해 보여도 하드웨어가 좋으면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면서 "남경호는 이런 생각에 가장 부합한 선수다. 다른 선수들도 키워 볼 만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올해 지명 순위(지난해 성적 역순)가 1라운드 8순위라는 점도 두산이 '미래'를 생각하는데 영향을 미쳤다. 이복근 스카우트 팀장은 "앞선 팀에서 좋은 투수들을 데려갈 것으로 봤다. 특히 2라운드부터는 더 힘들 것이라고 생각해 발전 가능성을 봤다"면서 "두산 마운드 현실, 내년에 배출되는 신인들의 수준 등을 감안해 최상의 선택을 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