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주아는 지난달 12일 태국 방콕 센타라 그랜드 호텔에서 중국계 태국인 기업가 라차나쿤과 결혼했다. 두 사람의 결혼은 국내와 태국 현지 모두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배우로 꾸준히 활동해오던 신주아의 급작스러운 결혼소식과 그 상대가 태국인 사업가라는 점이 모두를 놀라게 했다. 남편 라차나쿤은 태국서 꽤 큰 페인트 회사 대표 이사로 활동 중이다. 지난 21일 결혼 후 첫 입국한 신주아를 어렵게 만날 수 있었다. 신주아는 태국 결혼식에 오지 못한 지인들과 만남을 준비 중이었다. 그는 "결혼 소식을 기사로 접한 사람이 많아 미안했다. 이번에 (전)혜빈이와 서영이, (박)슬기 등 지인들과 좋은 자리를 만들 예정이다"며 웃어보였다. 이날 인터뷰가 마무리 될 무렵 라차나쿤이 숍으로 달려왔다. 또 다른 화보 촬영이 있어 메이크업을 받기 위해 온 것. 앞서 공개된 사진대로 훈훈한 비주얼을 자랑했다. 어눌하지만 또박또박한 말투로 "감사합니다"라며 인사했다. 두 사람은 일주일여 오늘(25일) 오후 다시 태국으로 출국한다.
-두 사람, 언제 어떻게 만났나.
"만난 지 1년 정도 됐다. 친한 친구들이랑 태국 여행을 갔다. 그 곳에서 초등학교 동창을 만났고 그의 남편 친한 동생과 우연찮게 밥을 먹었다. 그 동생이 지금의 남편이다. 그때는 결혼할 줄 꿈에도 몰랐다. 사람 일이란게 참 신기하다."
-어떻게 연락을 주고 받았나.
"자연스럽게 연락처를 주고 받았다. 그리고 한국갈 때 공항까지 데려다줬다. 공항에 데려다주면서 한국어로 '당신을 만나러 한국에 가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항 주차장에서 내가 탄 비행기가 안전하게 이륙할 때까지 보고 있겠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그때 감동했다."
-이후 자주 만났나.
"그 이후 2주만에 남편이 나를 만나기 위해 한국으로 왔다. 금요일 오후에 와 일요일 늦게서야 돌아갔다. 그런 식으로 꼬박 6개월을 지냈다."
-태국으로 간 적은 없나.
"몇 번 왔다갔다했다. 물론 남편보다 그 횟수가 많지 않았지만 불가피하게 못 들어오면 내가 가곤 했다."
-프러포즈는 어떻게 받았나.
"하루는 연락도 없이 그냥 한국을 왔다. 자고 있는데 새벽에 누가 벨을 누르더라. 밖에 나가보니 남편이 수트 차림으로 장미꽃다발을 들고 서있더라. 정말 좋았지만 바로 대답은 하지 않았다. 그 순간을 오래 기억하고 싶었나보다. 조금 망설였지만 모든 게 순식간에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서둘렀다는 뜻인가.
"계획있게 진행된게 아니었다. 주변 사람들도 당황했다. 특히 결혼식을 미리 친구들에게 못 알려 미안했다."
-부모님의 반응은.
"처음에 미쳤냐며 많이 반대 하셨다. 아무래도 조금 놀라셨던 것 같다. 갑자기 태국인 남자친구를 데려와 결혼하겠다고 했으니 적잖이 놀랐을 법도 하다."
-어떻게 설득했나.
"남편이 한국어를 공부했고 올 때마다 자연스럽게 부모님과 만나게 했다. 엄마에게 마음이 느껴지는 사람이니 조금 시간을 달라고 했다. 항상 나를 먼저 생각하고 배려하고 일부러 찾아오는 모습에 부모님도 본심을 알아차렸다."
-시댁에서는 흔쾌히 수락했나.
"시어머님이 한국을 엄청 좋아한다. 남이섬·남산 등 많은 곳을 돌아다녔다고 했다. 나도 안 가본 곳까지 가봤더라. 한국에 대한 호감이 있어 처음부터 나를 좋아해줬다. 시어머니는 모두가 바라는 친구같은 그런 분이다."
-의사소통은 어떻게 하나.
"정말 신기하다. 말이 안 통해도 그냥 말하면 다 알아듣게 된다. 눈빛만 봐도 다 알아듣는다는 말이 맞다. 나와 성격이 똑같은 또 다른 나를 보는 느낌이다."
-그럼 싸울 일도 별로 없겠다.
"사실 깊게 말하지 않고 눈빛 만으로 얘기가 오가 싸울 일이 없다. 가끔 자세한 걸 얘기하고 싶은데 의사소통이 안돼 답답할 때가 있지만 그걸 빼곤 괜찮다."
-남편이 재벌 2세라던데.
"재벌 2세까지는 아니다. 페인트 회사 대표 이사다. 시아버님의 회사를 물려받았다. 태국은 대기업이 없는 구조다. 남편의 회사는 30여년 됐는데 브랜드 이미지가 좋다."
-신혼집이 방콕에 있다. 한국서 살 생각은 없나.
"남편의 일 때문에 한국으로 들어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직장인이 아니라 한 회사 대표라 더더욱 힘들다."
-이제 연기 생활은 안 하나.
"일단 지금은 결혼생활에 충실하고 싶다. 일은 천천히 해도 되지 않을까."
-태국서 연기할 생각은.
"태국어를 못 해서 조금 힘들다. 여긴 더빙도 안 해 자국어를 잘 알아야 연기할 수 있다. 공부를 하고 있긴 한데 연기할 때까지 시간이 걸릴 것 같다. 태국서 연기할 생각도 열어두고 있다."
-혼자 있으면 심심하지 않나.
"크게 지루함을 느낀 적은 없다. 요즘에는 태국어 공부하느라 시간가는 줄 모른다. 그래도 심심하면 원래 그림을 그려왔다. 남편이 회사서 돌아오면 그때부터 행복하다."
-2세 계획은.
"일단 신혼을 좀 즐길 생각이다. 1년 정도는 신혼생활을 즐기고 그 이후에 2세를 가져볼까한다. 다행히 남편도 조급해하지 않는다."
-태국도 시집살이거 있나.
"태국이라서가 아니라 어딜가든 시집살이는 있지 않겠냐.(웃음) 그런데 나에게는 해당없다. 시댁에서 딸 같이 잘해준다. 그런 점을 친정 어머니도 좋아한다. 결혼할 때도 시어머니가 엄마에게 딸처럼 대하겠다고 했다."
-한국은 자주 들어올 계획인가.
"두 달에 한 번 정도는 들어오고 싶다. 친정 부모님이 서운해 할 수도 있으니 자주오려고 한다."
김진석 기자 superjs@joongang.co.kr 사진=김진경 기자 장소=J헤어메이크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