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방송된 '히든싱어3'는 쿨의 멤버 이재훈 편으로 꾸며졌다. 이날 방송은 시즌3 첫 게스트인 이선희 편 만큼이나 구성이 알찼고 감동적이었다. 데뷔 20주년을 맞은 쿨의 명곡을 다시 들어보고, 이들의 음악을 재조명해 눈길을 끌었다. 연출을 맡은 조승욱 PD가 제작발표회 당시 "매회 특집같은 방송을 만들겠다"며 자신했던 이유를 확인할 수 있는 무대였다. 덕분에 시청률은 5.5%(닐슨코리아, 유료방송가구시청률 기준)를 기록하며 지난 주에 이어 또 한 번 비지상파 1위에 올랐다.
회를 거듭할 수록 '히든싱어3'가 돋보이는 건 프로그램 전반에 깔린 '감동 코드' 덕분이다. '히든싱어'는 원조가수와 모창능력자 뿐만 아니라 시청자들까지 감동하게 한다. 출연 가수는 자신을 좋아해 작은 몸짓과 목소리까지 연습한 모창능력자들을 보고 감동한다. 모창능력자들은 그동안 존경한 가수와 한 자리에서 합동무대를 꾸민다는 것에 "영광"이라는 표현을 쓰며 어쩔 줄 몰라한다. 진정성이 느껴지는 이들의 무대를 본 시청자들 역시 큰 감동을 느낀다.
이날 방송에서도 이재훈을 좋아해 쿨과 이재훈의 솔로 앨범 수록곡을 모두 외우는 모창능력자가 등장해 이재훈을 놀라게 했다. 이재훈이 좋아서 가수의 꿈을 키우고, 실용음악학과에 진학한 모창능력자도 출연했다. 이에 이재훈은 "단 한 명이라도 노래를 들어주는 관객이 있으면 노래를 하겠다고 말 한 적이 있는데 그 팬을 오늘 만난 것 같다"며 "함께 활동했던 (쿨 전 멤버) 유채영이 먼저 하늘 나라에 가는 일이 있었는데 유채영도 좋은 곳에서 뿌듯하게 이 무대를 지켜봤으리라 믿는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명곡 가수의 히트곡을 재조명한다는 것도 프로그램의 매력이다. 가수들의 예전 히트곡을 소개하고 무대로 꾸민 덕분에 방송 직후엔 '명곡 다시듣기' 열풍까지 불고 있다. 실제로 이재훈 편이 방송된 직후 쿨의 히트곡이 음원차트에 줄줄이 등장했다. 3라운드에서 부른 쿨의 '아로하'는 31일 오전 10시 기준 소리바다 실시간 차트 3위에 올랐다. 4라운드 곡 '슬퍼지려 하기 전에'와 1라운드 곡 '애상'도 각각 급상승 차트 15위와 42위를 기록했다. 방송에서 부르지 않은 '작은 기다림'·'올포유'·'벌써 이렇게'·'송인' 등 쿨의 또 다른 히트곡도 함께 차트에 진입해 놀라움을 더했다. 또 다른 음원차트인 멜론에서도 쿨의 히트곡이 급상승 차트에 올랐다. '너의 집 앞에서'가 5위, '이별 앞에 서다'가 11위, '애상'이 13위를 차지했다.
가요 관계자는 "10여년 전 발표된 음악이 돌연 실시간 차트에 오른 건 이례적인 일이다. '히든싱어' 효과다. 방송에서 명곡을 다시 들려주기 때문에 그 곡을 사랑했던 시청자들이 다시 다운로드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또 쿨의 노래를 잘 모르는 10대들에겐 좋은 노래라는 점에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관심을 끌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