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가수 박보람의 음원 차트에서의 '초강세' 말이다. 31일 현재 박보람의 데뷔곡 '예뻐졌다'는 음원 사이트 ‘양 강’ 멜론 2위, 지니뮤직 2위에 올랐다. 이어 다음뮤직 3위를 시작으로 소리바다·엠넷·벅스뮤직·올레뮤직·몽키3뮤직 4위, 네이버 뮤직 5위에 랭크됐다. 9개 차트 모두에서 5위권 내 성적. 발표된 지 3주 이상 된 곡으로는 이례적인 성적표다. '슈퍼스타K' 출신이라는 프리미엄이 있지만, 벌써 4년도 더 된 이야기. 씨스타·윤미래·장범준·걸스데이·현아 등과 맞붙어 거둔 성적이다. '운칠 기삼'도 아니란 결론이다. 눈에 띌 것 없던 솔로 신인 여가수가 가요 차트에서 새바람을 일으킨 요인은 뭘까.
▶예뻐졌다 박보람, 드라마틱한 외모 변화
첫 번째 요인은 역시 드라마틱한 외모적 변화다. 컴백을 앞두고 4~5㎏씩 감량해 날씬하고 건강한 몸매를 선보이는 건 흔한 스토리. 박보람은 무려 32㎏을 감량하고 노래 제목처럼 확실히 예뻐졌다. 가수가 되기 위해 뼈를 깎는 고통으로 감내했다. 77㎏('슈퍼스타K' 출연 당시) 몸무게 때문에 데뷔까지 시간이 걸렸지만, 고통을 이겨내니 달콤한 결과가 따라왔다. 영화 '미녀는 괴로워'의 주인공 뺨치는 스토리의 완성이다.
과거 박보람을 지도했던 한 가요 관계자는 "'슈스케' 이후에는 감량을 주문해도 잘 빼지 못했다. 아무래도 어린 나이라 감량을 부담스러워했다. 자기와의 싸움에서 이겨내지 못하니, 데뷔도 힘들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CJ 소속이 되면서는 가수가 되겠다는 확고한 의지가 생긴 것 같더라. 감량한 것을 보고 잘 될 줄 알았다"고 밝혔다.
감량을 하고 나니, 이야기 거리도 풍성해 졌다. 소속사에서는 박보람의 감량 식단까지 홍보에 활용하고 있는 상황. 팬들에게 잘 먹혀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남성팬들이 빠르게 늘고 있는 것은 물론, 여성팬들도 박보람의 성공 스토리에 감정 이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CJ E&M 음악사업부문의 꾸준한 성장
CJ E&M이 자체 매니지먼트와 음반 제작에 나선다고 할 때 기대보다는 걱정이 컸다. SM·YG에 이은 또 다른 공룡의 출현에 초식 동물은 몸을 숙이고 눈치를 봤다. 그런데 이변이 일어났다. CJ E&M의 길은 SM·YG과는 조금 달랐다. 자체 콘텐트 개발에도 관심이 있었지만, 중소 기획사의 성장이나 특화에도 관심이 컸다. 빌려주고 회수할 때까지 옥죄는 선급금 제도 보다, 투자하고 리스크를 나누는 식을 선호했다. 가요 기획사들의 공생과 세계화에 관심을 두고, 꾸준하게 노력하는 모습들이 보였다.
그런 의미에서 박보람은 CJ의 차세대 작품이다. 소속사는 MMO로 돼 있지만, 제작 측면에서 CJ가 의도한 '상품'에 가깝다. '슈퍼스타K'로 발굴했고, 자체 제작 시스템으로 육성했으며 현재 제작부터 홍보·마케팅까지 도맡고 있다.
버스커버스커·로이킴·정준영의 앨범 제작에 '시도' 내지 '실험'의 의도가 있었다면, 박보람의 데뷔작은 '완성'에 가깝다는 이야기. 박보람의 음원 돌풍에서 탄탄하게 성장하는 CJ E&M 음악산업부문의 장밋빛 미래가 그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