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은 설날과 더불어 극장가에서 기다리는 대목이다. 지난해에는 '관상'이 추석 특수를 누리며 913만5540명을 동원했다. 올해는 주말(토요일)이 낀 추석 연휴(일요일~화요일)가 잡혀 있어 관중동원을 위한 멍석이 제대로 깔린 상황. 다양한 작품이 '추석의 주인공'이 되기 위한 시험대에 오른다. '타짜-신의 손'과 '루시'를 비롯해 올해 추석을 앞두고 개봉하는 국내·외 영화를 통틀어 상위 6개의 순위를 정했다. 투표는 리서치 전문 사이트 소비자 리서치패널 틸리언(www.tillionpanel.com)에서 진행했고, 1만 명이 참여했다.
◇루시(뤽 베송 감독·최민식·스칼렛 요한슨·모건 프리먼) 32.9% (3286명)
'명량'으로 대박을 친 최민식이 연타석 홈런을 노린다. 세계적 거장 뤽 베송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할리우드 섹시배우 스칼렛 요한슨이 출연한다는 사실 만으로도 화제성은 충분하다. 국내에서 인지도가 높은 모건 프리먼도 힘을 보탠다. 하지만 여기에 국민배우 최민식까지 나오니 금상첨화. 최민식은 까메오 출연이 아닌 영화의 흐름을 이끄는 악인 미스터 장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미국은 물론이고 네덜란드·영국·프랑스를 비롯한 유럽과 레바논·이스라엘 등 중동 국가들까지 무려 20개국 이상에서 박스오피스 1위를 휩쓸었다. 온 가족이 함께 보기에는 다소 난해할 수 있는 내용과 등급(청소년관람불가)이 유일한 약점이다.
◇타짜-신의손(강형철 감독·최승현·신세경) 27% (2700명)
'루시'의 첫 번째 대항마로 네티즌들의 지지를 받았다. 2006년 개봉해 전국 관객 684만 명(이하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기준)을 동원한 '타짜'의 후속이다. 내용과 캐릭터는 180도 달라졌다. 조승우와 김혜수가 열연을 펼친 '타짜'와 달리 최승현(탑)과 신세경이 호흡을 맞춰 연령대가 확 낮아졌다. 자칫 가벼워질 수 있는 스토리를 전작에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던 유해진과 김윤석이 곳곳에서 중심을 잡아준다. 장동식 역을 맡은 곽도원도 시종일관 냉혈한 도박사의 모습으로 흥미를 이끈다. 하지만 8년 만에 개봉하는 시리즈 2편이라는 기대가 자칫 실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루시'(러닝타임 90분)보다 50분 정도 긴 147분이란 긴 러닝타임이 관객들에게 부담으로 작용될 수도 있다.
◇두근두근 내인생(이재용 감독·강동원·송혜교) 18.0% (1799명)
충무로 대표 배우로 자리잡은 강동원과 송혜교가 부부 연기로 호흡을 맞췄다. 김애란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영화화 해 열 일곱의 나이에 자식을 낳은 어린 부모와 열 일곱을 앞두고 여든 살의 신체 나이가 된 늙은 아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최근 '군도:민란이 시대'에서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을 것 같은 탐관오리 조윤 역을 맡아 호평을 이끌어낸 강동원이 다시 한 번 여심 공략에 나선다. 자신보다 먼저 늙어가는 아들을 지키는 엄마 송혜교의 무르익은 연기와 아역 조성목 군의 연기가 일품이다.
◇스텝 업-올 인(트리시 시에 감독·라이언 구즈먼·브리아나 에비건) 8.8% (884명)
두터운 팬 층을 보유한 스텝업 시리즈의 종결편이나 다름없다. 스텝업 시리즈는 매 작품마다 화려하고 독창적인 안무와 짜릿한 로맨스를 적절하게 섞어 영화팬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은 대표적 댄스무비. 이번에도 미국의 화려한 도시 라스베이거스를 배경으로 눈을 뗄 수 없는 환상의 쇼와 댄스 베틀로 그동안의 무대와는 차원이 다른 독창적인 퍼포먼스와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스텝업 시리즈의 2편 '스텝업2-더 스트리트'(2008)의 여주인공 브리아나 에비건(앤디)과 시리즈 4편 '스텝업4-레볼루션'(2012)의 남자주인공 라이언 구즈먼(션)이 호흡을 맞춰 환상의 댄스 실력과 더불어 달달하고 끈적끈적한 로맨스를 선보인다. 다른 작품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배우들이 출연. 화제성에서 강력한 한 방을 갖추지 못한 건 아쉬움이다.
◇선샤인 온 리스(덱스터 플레처 감독·피터 뮬란·안토니아 토마스) 7.9% (786명)
올해 추석 개봉작 중 복병이다. '맘마미아'의 뒤를 잇는 뮤지컬 영화로 2007년 최고의 뮤지컬 상(TMA Award for Best Musical)을 받은 동명의 작품을 영화화했다. 숀 코네리와 함께 스코틀랜드 출신의 국민배우로 평가받는 피터 뮬란이 출연하고, 영국 쌍둥이 밴드 프로클레이머스(The Proclaimers)의 음악을 배경으로 젊은이들이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을 한 가족을 통해 그려낸다. 장르의 특성상 춤과 노래, 사랑을 다채롭게 버무리니 연인들이 함께 보기 딱 좋은 영화가 탄생했다. 최근 극장가에서 작은 이변을 일으키고 있는 '안녕, 헤이즐'과 '비긴 어게인'의 뒤를 이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영국 영화라는 생소함을 지워낸다면 '스텝업-올 인'보다 더 폭 넓은 연령대에서 지지를 받을 수 있다.
◇자유의 언덕(홍상수 감독·카세 료·문소리·서영화) 5.5% (545명)
제71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오리종티 경쟁부문에 초청된 홍상수 감독의 16번째 신작이다. 일본 연기파배우 카세 료와 문소리가 호흡을 맞췄다는 사실 만으로도 관심을 모은다. 카세 료는 개봉에 앞서 방한해 홍보 일정을 마치기도 했다. 앞서 홍상수 감독의 작품 '하하하'(2009)와 '다른 나라에서'(2011)에서 폭넓은 연기력을 선보였던 문소리에 많은 기대가 쏠린다. 영화 개봉(4일)을 앞두고 베니스영화제에서 포토콜 행사와 공식 상영, 기자회견 등이 연거푸 예정돼 있어 다른 작품에 비해 주목도가 높은 상황. 국제영화제의 성적과 반비례하는 홍상수 감독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흥행과 어떤 앙상블을 만들어내느냐가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