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와 롯데의 맞대결이 열린 11일 창원 마산구장. NC는 0-0으로 맞선 6회 김태군과 박민우의 연속 안타로 무사 2·3루 기회를 잡았다. 마운드에는 롯데 선발 장원준이 서 있었다. 실점 확률이 높은 상황. 그러나 장원준은 흔들리지 않았다. 김종호를 맞아 2볼-2스트라이크에서 슬라이더를 던져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전날까지 탈삼진 99개를 기록한 그는 이 삼진으로 시즌 100탈삼진을 채웠다. 프로야구 역대 6번째로 7년 연속 100탈삼진을 달성하는 순간이었다.
7년 연속 100K는 장원준의 꾸준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는 팀의 좌완 에이스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리그에서 타이틀을 따낸 적은 없다. 지난 2011년 평균자책점(3.14) 4위, 2008년 4차례 완투로 시즌 최다를 기록했을 뿐이다. 때문에 임팩트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따른다. 그러나 꾸준하다는 평가에는 물음표가 따르지 않았다. 장원준은 2008년부터 군 복무 직전인 2011년까지 4년 연속 두 자릿 수 승수를 기록했다. 더불어 이날 7년 연속 100K를 달성하며 임팩트보다 꾸준함의 대명사 임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7년 연속 100K를 달성한 투수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장원준의 가치에 대해 재평가를 하게 된다. 장원준에 앞서 7년 연속 세 자릿 수 삼진을 잡아낸 선수에는 이강철(해태·10년 연속)과 정민태(현대·8년 연속), 선동렬(해태) 구대성·류현진(이상 한화·7년 연속) 등이 있다. 장원준은 프로야구에서 전설로 불리는 투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고 볼 수 있다.
장원준은 올 시즌을 마치고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획득한다. 2004년 데뷔한 그가 FA 자격을 얻기까지 11년이 걸렸다. FA는 꾸준함의 상징으로 볼 수 있다. 꾸준한 자기 관리 속에 성적이 뒷받침 되어야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장원준은 2005시즌 이후 매년 풀타임을 소화하며 마운드를 지켰다. 여기에 7년 연속 100탈삼진은 FA 자격을 입증한 대기록으로 평가 할 수 있다.
장원준은 이날 6⅔이닝 5피안타 2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를 펼쳤지만 시즌 10승 달성에는 실패했다. 아쉬움이 남았다. 투구 수가 89개에 불과했지만, 갑작스럽게 찾아온 왼팔 전완근 경직으로 마운드에서 내려가야 했다. 만약 이날 승리를 챙겼다면 7년 연속 100K와 더불어 5년 연속 두 자릿 수 승수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었다. 장원준이 남은 등판에서 1승을 추가한다면 5년 연속 두 자릿 수 승수에 성공한다. FA 자격을 입증한 만큼 대박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