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초반에 막 생겨나던 온라인 쇼핑몰들이 손님들에게 호감을 사는 방법 중 가장 인기 있었던 것이 손편지이다. 사줘서 고맙다는 인사 뿐 아니라 제품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사용법 등을 적은 손편지가 고객의 감성을 자극해 단골 손님을 만드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런 손편지가 10여 년이 지나 38조5000억원 규모로 커진 요즘 온라인 쇼핑몰 시장에서도 여전히 통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소셜커머스 위메프다. 이 회사의 고객감동팀은 지난 6월 출범한 이후 지금까지 매월 25건 가량의 손편지를 고객에게 보내고 있다. 이 팀은 민원팀의 불만 접수, 외부채널, 제안하기 등 다양한 채널을 모니터링하며 손편지를 보낼 고객을 정한다. 특히 위메프를 이용하면서 불편을 겪은 고객에게 사과의 편지를 보낸다.
얼마 전 직장인 김영선(가명)씨에게 사과가 담긴 손편지와 함께 조그마한 선물을 보냈다. 김씨는 남자친구와 만난 지 900일을 기념해 위메프에서 커플 폰케이스를 주문했는데 두 번이나 다른 상품이 배송되자 항의글을 남겼다. 판매업체와 위메프가 사과해 잘 마무리됐지만 고객감동팀에서 다시 한 번 손편지와 애견 이름표를 선물로 보냈다.
주부 이혜경(가명)씨는 3500원을 주고 구입한 그릇에 3000원이라는 가격표가 달려 있어 항의 전화를 한 경우다. 위메프는 업체에서 가격표를 잘못 붙인 실수라고 해명하고 포인트 1만원을 지급했다. 그리고 시간이 조금 지난 뒤 사과편지와 함께 물티슈·목욕타월 등을 보냈다.
이같은 손편지는 단기간에 상당한 효과를 발휘한다. 위메프 관계자는 "잦은 반품에다 불평글까지 쓰던 고객이 하루 아침에 충성 고객으로 탈바뀜 하기도 했다"며 "불만글을 스스로 삭제하고 직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는 고객도 늘었다"고 말했다.
긍적적인 효과는 직원들에게도 일어났다고 한다. 고객만족센터 김한빛 센터장은 "항상 고객들에게 안 좋은 소리만 듣던 고객만족팀 직원들이 칭찬을 듣게 되면서 일에 보람을 느끼게 됐다"며 "고객감동팀은 고객만족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벌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위메프는 올해 신경영을 선언하고 고객만족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손편지를 쓰는 고객감동팀을 발족시켰다. 특히 사내에서 가장 고객감성이 뛰어난 인재들을 특별히 선발해 팀을 꾸렸다.
위메프는 고객만족센터의 직원 관리에도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지난 7월 삼성동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약 1000명의 고객만족센터 직원들을 초청해 자사의 홍보모델인 이승기, 이서진과 함께 하는 특별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영화 '군도:민란의 시대'를 보는 시간을 가졌다. 김 센터장은 "고객 접점 부서의 어려움을 위로하고 더 좋은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위로하는 자리가 됐다"고 말했다.
위메프는 손편지가 토종 소셜커머스이기 때문에 가능한 한국식 고객만족의 실현이라고 자평했다. 위메프 박유진 홍보실장은 "위메프는 아마존과 알리바바 등 글로벌 온라인 쇼핑몰이 한국 시장에 직접 진출하기 전에 시장을 선점하고 국내 시장 특성에 맞는 소비자 중심경영을 실천해 차세대 넘버1 쇼핑채널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