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나성범(24)은 지난 5일 마산 두산전에서 투런 홈런을 때리며 정확하게 시즌 '30홈런-100타점'을 달성했다. 그는 “타자의 로망인 30홈런-100타점을 달성해 기분이 좋다”며 즐거워했다. 이날 나성범은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대타 홈런을 때리는 경험도 했다.
나성범은 불과 3년 전 연세대를 졸업할 때만 하더라도 괜찮은 '왼손 투수'였다. 타격 솜씨도 있던 그에게 김경문 NC 감독은 투수를 그만두고 타자에만 전념토록 했다. 나성범은 NC 유니폼을 입고서는 공을 놓고 방망이만 계속 휘둘렀다.
나성범은 타자 전향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성장해왔을까. 나성범은 5일 경기 후 "(타자 전향이) 많이 힘들거라 예상했고, 실제로 엄청 힘들었다. 스프링캠프에서, 그리고 연습경기에서 제대로 되지 않아 마음고생도 심했다"며 "특히 지난해 손바닥을 다치고 엄청 아플 때는 솔직히 타자를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도 들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당시 나성범은 배트 끝부분과 닿는 오른 손바닥 유구골 골절로 고생했다. 부상 때문에 지난해 1군 합류도 5월로 늦춰졌다. 그는 “아파도 참고 포기하지 않고 재활을 이겨냈지만, 그 시간들이 참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2012년 2군 무대에서 가능성(타율 3할-16홈런)을 보인 나성범은 지난해 첫 1군 무대에서 0.243, 14홈런 64타점을 기록했다. 올해는 타율이 무려 1할 가까이 수직상승했고, 홈런은 두 배로 늘어났다. 100타점 고지에도 올랐다. 5일 현재 타율 0.331, 30홈런 100타점이다. 타자 전향 3년 만에 리그를 대표하는 좌타자로 급성장했다.
나성범은 "어려서부터 투수가 꿈이었고 대학교까지 투수를 해 왔다. 처음에는 감독님이 왜 나에게 타자를 시켰을까 생각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지금은 어떨까. 나성범은 "모두 김경문 감독님 덕분이다. 감사하다는 말 외에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투수에 대한 미련은 없을까. "타자로 몇 시즌 하고 나중에 투수도 하면 어떨까"라고 묻자 돌아온 답은 "투수는 절대 안 합니다. 나중에 은퇴하고 사회인 야구에서나 투수를 해볼까, 선수로서 '투수 나성범'은 더 이상 없습니다"고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