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은 7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소집해 10일 파라과이(천안종합운동장)-14일 코스타리카(서울월드컵경기장)와 평가전을 대비한다. 울리 슈틸리케(60·독일)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한 뒤 첫 소집이다. 파라과이전은 슈틸리케 감독의 데뷔전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23명의 멤버를 꾸렸다. 원래 22명을 뽑았지만 구자철(25·마인츠)과 김진수(22·호펜하임)가 각각 부상과 소속 팀 요청으로 제외됐고 한교원(24·전북)과 장현수(23·광저우 R&F), 조영철(25·카타르SC)이 추가로 발탁됐다.
◇국내·해외파 조화
슈틸리케 1기는 지난 달 신태용 코치가 임시로 지휘봉을 잡고 베네수엘라-우루과이와 평가전을 치렀던 멤버와 크게 다르지 않다. 베테랑 이동국(35·전북)과 차두리(34·서울)가 다시 부름을 받았고 기성용(25·스완지시티)과 손흥민(22·레버쿠젠), 이청용(26·볼턴) 등 기존의 주축 유럽파도 이름을 올렸다. 국내파와 해외파가 조화를 이뤘다. K리거 9명, 중동리그 4명, 유럽리그 4명, 중국리그 3명, 일본리그 2명이다. 새로 뽑힌 일부 K리거도 눈에 띈다. 중앙수비수 김기희(25·전북)와 왼쪽 수비수 홍철(24·수원)은 오랜만에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동안 꾸준히 K리그 경기를 관전한 슈틸리케 감독의 눈에 든 결과다. 홍철은 김진수가 빠진 자리에서 박주호(27·마인츠)와 함께 치열하게 주전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AG자원 발탁
김승대(23·포항)와 장현수는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 발탁된 케이스다. 김승대는 아시안게임 초반 4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기세를 올려 합격점을 받았다. 다만 아시안게임 막바지로 갈 수록 페이스를 잃었다. 이번에 슈틸리케 감독 앞에서 감각을 끌어올리는 것이 과제다. 김승대의 포지션 경쟁자는 남태희(23·레퀴야)와 이명주(24·알 아인) 등이다. 김승대가 최전방으로 올라가고 이명주가 공격형 미드필더에 포진해 올 시즌 전반기 포항에서처럼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출 수도 있다. 장현수는 유일하게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전 경기 풀타임을 뛴 선수다. 주장으로 묵묵히 동료들을 이끌어 금메달을 따냈다. 실력과 리더십 모두 손색이 없음을 증명했다. 장현수는 기존 김영권-김주영의 주전 구도에 도전장을 내민다.
◇제로베이스
슈틸리케 감독은 한교원과 장현수, 조영철을 추가로 뽑으면서 축구협회에 "대체자원이라는 단어를 쓰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3명의 사기를 생각해 배려한 측면도 있지만 그보다 대표팀은 제로베이스에서 출발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신이 지휘봉을 새로 잡은 만큼 주전과 비주전의 차이를 두지 않겠다는 뜻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29일 명단 발표 기자회견 때도 "모두에게 공평한 기회를 주겠다. 나는 외부에서 왔기 때문에 선입견 없이 선수를 볼 것이다"고 공언한 바 있다. 태극전사들은 이번 평가전을 시작으로 내년 1월 호주 아시안컵을 대비한 주전 경쟁에 돌입한다. 슈틸리케 1기에는 기득권도 프리미엄도 없다. 출발점은 모두 동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