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세대'로 불린 92학번의 시대가 저물었다. '마지막 92학번' 송지만(41·넥센)이 선수 은퇴를 선언하고 그라운드를 떠난다. 넥센은 7일 '송지만이 19년 간의 선수생활을 마감하고 은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동산고와 인하대롤 졸업하고 1996년 한화에서 프로에 데뷔한 송지만은 올 시즌까지 19년간 그라운드를 누비며 1938경기 출전에 타율 0.282(6620타수 1870안타) 311홈런 1030타점을 기록했다.
그는 지난 시즌 뒤 2000만원 오른 1억원에 2014 연봉 계약을 하고 2군의 대만 스프링 캠프를 다녀왔지만, 올 시즌 1군에서는 한 경기도 뛰지 못하고 그라운드를 떠나게 됐다. 넥센은 '송지만은 2015시즌부터 화성 히어로즈(넥센 2군) 코치로 부임한다. 보직은 추후 결정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송지만이 은퇴하면서 야구계에서 '황금세대'로 불린 92학번(1973년생)들이 모두 유니폼을 벗게 됐다. 이들 동기 중에는 박찬호·박재홍·임선동·염종석·정민철·고 조성민 등 뛰어난 실력을 보여준 스타들이 유독 많았다. 하지만 흐르는 세월은 '야구 천재들'도 이겨내지 못했다. 임선동과 고 조성민은 2007년 은퇴했고, 염종석은 2008년, 정민철은 2009년 그라운드를 떠났다. 박찬호는 2012 시즌이 끝난 뒤 은퇴를 선언했다. 박재홍도 지난해 1월 유니폼을 벗고 해설위원으로 마이크를 잡았다.
송지만은 마지막 남은 '92학번'이었다. 송지만은 지난해 최동수(43·전 LG)가 은퇴하며 넘겨받은 '최고령 현역 타자' 타이틀도 내려놓는다. 송지만은 "19년간 몸 담았던 프로 생활을 마무리할 시점이 왔다. 지금까지 현역으로 뛸 수 있어서 행복했고,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올해 구단의 배려로 1년간 선수 생활을 더 할 수 있었는데 많은 경기에 나서진 못했어도 어느 해보다 뜻 깊었다. 선수로서의 삶을 되돌아 볼 수 있었고, 앞으로의 계획을 고민하고 결정할 수 있었던 시간이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 생활은 여기서 끝나지만 지도자로서 또다른 야구 인생을 만들어 가겠다. 프로야구에 첫 발을 디뎠을 때처럼 처음부터 다시 배운다는 자세로 최선을 다해 임하겠다. 그동안 많은 사랑과 성원을 보내주신 팬 여러분과 전 소속팀 한화, 현대, 그리고 지금의 넥센 구단, 무엇보다 항상 믿고 응원해준 가족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