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배우보다 다소 늦은 나이(31)에 영화계에 발을 디딘 김성균은 데뷔작('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2011)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후 '이웃사람'(12)과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13)에선 보기만해도 등골이 서늘해지는 연쇄살인마 역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이번에는 박수 무당 역할로 반전 매력을 뽐낸다. 지난 23일 개봉한 '우리는 형제입니다'에서 김성균은 어린 시절 가족과 헤어진 후 계룡산 보살을 만나 무속인의 길을 걷는 하연 역을 맡았다. 진짜 무속인에게 "신내림 받아도 될 정도"라는 이야기를 들었을만큼 캐릭터를 100% 흡수했다. 그는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길을 지나다닐 때 사람들이 내 이름을 부르거나, 내 얼굴이 붙은 포스터를 보면 아직도 신기하다"며 얼굴을 붉혔다.
-작품을 고르는 기준은 뭔가.
"캐릭터다. 내가 맡게 되는 캐릭터가 흥미로운가, 내가 연기할 때 재미있게 할 수 있겠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이번 작품 역시 '무당'이라는 캐릭터가 흥미로웠다. 연기를 하면서도 재밌게 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응답하라'(이하 '응사')에서 도희와 연인 연기를 펼쳤는데, 영화에서도 멜로 연기가 욕심날 거 같다.
"도희한테 죄책감을 느낀다.(웃음) 멜로 연기는 거의 포기했다. 과연 제의가 들어올까. 들어온다면 열심히 할 거다."
-부인에게도 다정다감 한 편인지.
"와이프가 난 평상시에 참 잘하다가 꼭 사고를 쳐서 미움을 산다고 하더라. 와이프의 의견이나 결정을 따르는 편이다. 신혼 때 미묘한 힘겨루기에서 졌다.(웃음) 도저히 못 이기겠더라."
-'응사' 이후 쭉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응사'에서 삼천포 역을 맡아 얻게 된) 포블리 별명으로 오는 인기는 한 순간이다. 지금은 그때 만큼은 아니다. 삼천포 역으로 인해서 대중과 많이 가까워진 것 같다. 예전에는 길을 지나다지면 사람들이 "이웃사람, 이웃사람" 혹은 "단발머리, 단발머리"라며 속닥거리면서 쳐다보기만 할 뿐 다가오지 못하셨다. 지금은 이름을 불러주시고 친근하게 다가오신다. 아직도 많은 분들이 내 이름을 알고 불러주시는 게 신기하다."
(※김성균은 영화 '이웃사람'에서 연쇄살인범, 데뷔작 '범죄와의 전쟁'에서는 조직폭력배 역을 맡았다. 특히 독특한 단발머리로 눈길을 끌었다.)
-강한 역을 많이해서 덩치가 있는 배우인줄 알았는데, 실제로 만나보니 굉장히 늘씬하다.
"그런말 많이 듣는다. 이런말 하면 '망언'으로 들릴 수도 있는데, 평생 살이 쪄본적이 없다. 예전에는 너무 체구가 왜소해서 살찌는 게 소원인 적도 있었다. 군대 입대하기 전에는 52kg밖에 안 나갔었다. 군 생활하면서 10kg가 쪘다."
-배우를 하면서 가장 뿌듯한 순간은 언제인가.
"술집에서 서비스 안주를 받을 때?(웃음) 농담이고, 매 순간순간이다. 다양한 캐릭터로 다른 사람이 되어보기도 하고, 만나기 힘든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일반 직장인보다 자유로운 것도 배우의 장점인 것 같다. 성수기가 아닌 비수기에 가족들과 여행을 갈 수 있다."
-무명시절, 다른 직업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해 본적은 없다.
"그런적은 없다. 다만 산에서 약초캐는 심마니가 그렇게 멋있어 보이더라.(웃음)"
-김성균이 꼽는 '인생영화'가 있나.
"박중훈 선배가 주연을 맡았던 '인정사정 볼 것 없다'와 '사운드 오브 뮤직'이다. 자취할 때 집에 TV가 있었는데 채널이 하나도 안나왔다.(웃음) 집에 있는 비디오 테이프 두개만 수십번 돌려봤는데, 그 영화가 '인정사정 볼 것 없다'와 '사운드 오브 뮤직'이었다. 거의 대사를 외우다시피 했다. 그렇게 많이 봤으면서도 절대 안 질리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