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훈련’ 시작한 김성근의 ‘한화 고등학교’, 얼마나 달라질까?



김성근(72) 신임 한화 감독이 1일 일본 오키나와의 팀 마무리 캠프에 합류해 지옥훈련의 막을 올렸다.

가을 훈련부터 스파르타식 조련에 나섰다. 11월부터 한화 이글스는 '한화 고등학교'로 탈바꿈되는 느낌이다. 이번 마무리 훈련에는 47명의 선수들이 참가했다. 1군 주축 선수들도 예외 없이 전원 참가다. 일부 2군의 신예 선수들은 제외하고는 팀 전체가 움직인 셈이다. FA(프리 에이전트) 선언을 앞둔 김경언도, 팔꿈치와 목 등의 부상으로 재활 중인 윤규진과 유창식 등도 일본 요코하마에서 검진을 받고 오키나와로 건너갔다.

선수들의 외모를 보면 영락없이 '까까머리' 고등학교 야구부원이다. 김성근 감독은 지난달 28일 취임식에 앞서 한화 선수들을 향해 "이발관이 없나. 다들 머리와 수염을 자르고 마무리 훈련에 참가하라"고 지시했다. 프로의 개성, 프라이버시 등은 필요 없다. 퍼머 스타일이던 간판스타 김태균도 머리카락을 싹뚝 자르고 캠프에 합류했다. 김 감독은 "머리카락은 짧게 하는 건 당연한 것이다"고 했다. 전임 김응용 감독도 일부 선수들의 헤어 스타일과 염색에 불만은 드러냈지만, 직접적으로 '자르라'고 경고하고 강요하진 않았다.

프로야구단의 가을 마무리 훈련은 보통 체력과 기술 훈련 위주로 치러진다. 한 시즌을 치르면서 쌓인 피로를 풀고, 적절한 훈련량을 주문한다. 그러나 김성근 감독의 마무리 훈련은 다르다. 스프링캠프에 버금가는 훈련 일정을 마련해놨다. 실전 위주로 강도가 높아졌다. 훈련 초반부터 숙소와 훈련장 사이의 1시간 러닝을 지시하기도 했다.

팀 훈련은 3일째이지만, 개인 일정으로 뒤늦게 합류한 김성근 감독이 처음 선수들을 지켜본 1일에는 라이브 배팅 훈련을 실시했다. 투수와 타자가 실전처럼 투타 대결을 하고 주자들의 주루 플레이 훈련까지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마운드에 선 투수의 피칭과 타자의 배팅, 주자의 주루를 한 눈에 지켜보자는 훈련이었다. 캠프 훈련 내용을 보면 마치 시즌을 앞두고 치르는 스프링캠프 같다.

김성근 감독은 '의식'과 '정신력'을 무척 강조한다. 많은 훈련량으로 선수들의 하고자 하는 의지를 끌어내 될 때까지 앞에서 끌고 가는 스타일이다. 김 감독은 취임 일성으로 "따라올 수 있으면 따라오고, 안 따라오면 같이 하지 않겠다"고 일갈했다. '고등학교' 야구부를 방불케하는 김성근 감독의 한화는 얼마나 달라질까.


한용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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