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태 타이거즈'가 출범했다. 허니문을 즐길 시간은 없다. 20인 보호선수 외 특별지명과 코칭스태프 선임, 부상 및 훈련 시스템 점검까지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했다.
김기태(45) 신임 KIA 감독은 지난 2일 마무리 캠프가 열리고 있는 일본 미야자키로 출국했다. 그는 "감독 선임 후 닷새 동안 미팅 등을 하면서 선수단과 구단 현황을 파악하는 데 시간을 보냈다. LG에서는 코치를 거쳐 감독이 됐지만, KIA는 다르다. 파악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보호선수 누굴 빼나
머릿속이 복잡하다. 당장 20인 보호선수 명단을 정해야 한다. 이달 중 기존 9개 구단은 보호선수 20명을 제외한 1명을 10구단 kt에 넘겨줘야 한다. kt는 조범현 전 KIA 감독이 이끈다. 선수들의 면면을 잘 알고 있다. kt에 '베테랑'이 부족한 만큼 2009년 타이거즈에서 함께 우승을 일궜던 멤버를 영입해 팀의 중심을 잡고 즉시전력으로 기용할 수 있다. '덩치 큰' 선수가 많다. 상황에 따라 최희섭과 김병현, 서재응 등 베테랑이 명단에서 풀릴 가능성이 있다. 부상 후 재활을 거치고 있는 한기주, 곽정철의 보호선수 포함 여부도 눈여겨볼 만하다. 특별지명 외에도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은 투수 송은범과 포수 차일목도 과거 조범현 감독과 각각 SK와 KIA에서 한솥밥을 먹은 인연이 있어 kt가 영입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 코치 선임과 부상 관리
KIA는 아직 코칭스태프 인선을 마무지하지 못했다. 김기태 감독 부임 직후 조계현 전 LG 2군 감독을 수석코치로 영입한 데 이어 김민호 LG 주루코치와 박흥식 롯데 타격코치를 데려왔다. 이번 시즌엔 5개 팀의 감독이 바뀌면서 코치진의 이동이 유난히 많다. 타 구단 코칭스태프의 행보를 동시에 봐야 한다. 김기태 감독은 "아직 코치진을 모두 구성하지 못해 여기저기 연락하고 있다"고 했다.
부상 관리와 훈련 시스템 수정도 반드시 필요하다. KIA는 최근 3시즌 동안 주전급들의 반복되는 부상으로 하위권을 맴돌았다. 그동안 선수들의 체력을 담당한 하나마스 체력담당 코치는 물러났다. 모든 결과에는 원인이 있다. 단순한 코치 교체에 그치지 않고 전반적인 시스템 개조와 혁신이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