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두리는 요르단(14일)-이란(18일)과 원정평가전 멤버에 뽑혔다. 22명의 대표선수 중 골키퍼 김승규(24·울산)와 정성룡(29·수원)을 빼면 K리그에 속한 필드 플레이어는 차두리와 한교원(24·전북) 뿐이다. 차두리는 울리 슈틸리케(60·독일)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계속 발탁되고 있다. 붙박이 대표를 배출한 서울로서는 자랑스런 일이다.
그러나 서울은 마냥 웃지 못한다.
9월과 10월에 이어 이번에도 A매치 기간에 K리그 클래식(1부 리그)은 계속된다. 차두리는 15일 울산 현대와 클래식 36라운드 홈경기를 못 뛴다. 서울은 손해가 불가피하다. 더 큰 문제는 23일 벌어질 서울과 성남의 FA컵 결승이다. 서울은 모든 초점을 FA컵에 맞추고 있다. 우승해야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거머쥔다. 또한 서울은 안양 시절이던 1998년 이후 지금까지 FA컵 우승이 없다. 여러모로 FA컵 '올인' 모드다.
하지만 차두리가 100% 컨디션을 발휘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 테헤란에서 이란대표팀과 경기하는 현지시간이 18일 16시25분(한국시간 21시55분)이다.그런데 대표팀은 현지시간 다음 날 19일 밤에나 출발해 20일 16시경 귀국한다. 경기 후 이란에서 하루를 통째로 머무는 것이다. 테헤란에서 두바이를 거치는 연결편이 마땅치 않다는 게 축구협회 설명이다.
이에 서울은 차두리의 조기 귀국을 위해 유럽 등 다른 곳을 경유하는 비행편을 수소문 중이지만 여의치 않다. 이 여정대로면 차두리는 귀국 후 고작 이틀만 쉬고 FA컵 결승에 나서야 한다. 이란과 한국의 시차는 5시간30분이다. 전문가들은 생체리듬상 1시간 시차 적응에 하루가 필요하다고 한다. 시차적응할 시간이 터무니없이 부족하다. 체력도 걱정이다. 슈틸리케 감독이 10월 평가전처럼 두 차례 평가전 멤버를 완전히 다르게 가져간다고 가정할 때 서울은 차두리가 요르단전을 뛰고 이란전을 쉬는 게 낫다. 그러나 이란이 더 강팀이고 체격이 좋다는 점을 감안하면 피지컬이 뛰어난 차두리가 중용될 가능성이 높다. 슈틸리케 감독이 차두리의 기량을 이미 검증했다면 출전경기와 시간을 배려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