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세계랭킹 23위)은 9일(한국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아이스링크에서 끝난 2014 유로 아이스하키 챌린지(EIHC) 2차전에서 이탈리아(18위)와 3-3으로 비겼다. 이어진 페널티슛아웃에서 2-1로 승리했다. 지난 8월 부임한 백지선(47) 감독의 첫 승이었다. 백 감독은 골리 선발에 많은 공을 들였다. 그동안 대표팀에 오르던 선수들을 대신해 고려대에 재학 중인 박계훈을 발탁했다. 파격 인사였다. 이 박계훈이 한국에 승리를 안겼다.
대회를 앞두고 박계훈은 "주변의 걱정과 우려를 잘 알고 있다. 감독님의 선택에 누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백 감독도 1차전에서 헝가리에 1-6으로 패한 뒤 "젊은 골키퍼에게 경험을 줄 생각이다"고 말해 박계훈의 선발을 예고했다. 이날 오전에도 박계훈을 위한 특별 훈련이 30분 동안 진행됐다.
경기 초반 한국은 의외의 실점을 했다. 전날 헝가리 전과 비슷한 양상이었다. 쉽게 선제골을 내줬다. 1분 35초 베르나르드 안톤(25)이 한국의 오른쪽 측면에서 몸싸움을 이기고 나와 감각적인 슛을 날렸다. 박계훈이 뒤늦게 몸을 던졌지만 골대를 맞고 들어갔다. 박계훈은 "이렇게 빠른 경기는 처음이었다. 적응이 힘들었다"고 떠올렸다.
그러나 박계훈은 제법 좋은 선방을 보였다. 1피리어드 내내 한국은 이탈리아의 공세에 밀렸다. 박계훈의 선방이 이어졌다. 2분 35초에 서신일(29·하이원)이 2분간 퇴장을 당하며 위기를 맞았다. 박계훈은 1피리어드에 이탈리아가 날린 다섯 차례의 슛을 연달아 선방했다. 17분 7초에 다니엘 페루조(29)에게 두 번째 골을 내주긴 했지만 안정된 수비력은 빛났다.
2피리어드부터 한국이 주도권을 잡았다. 김상욱(26·안양 한라)이 20분 51초에 만회골을 넣으며 추격의 발판을 놨다. 브락 라던스키(31·안양 한라)의 패스를 바로 돌려놔 구석으로 퍽을 꽂았다. 이탈리아의 역습에 위기를 맞았지만, 37분 30초와 38분 50초에 이어진 슛을 박계훈이 연달아 선방하며 1-2로 뒤진채 2피리어드를 마쳤다.
3피리어드 한국은 기어코 동점을 만들었다. 45분 21초에 수비수 김혁(27·대명 상무)이 이영준(23·안양 한라)의 패스를 받아 골을 뽑아냈다. 한국은 알렉스 프레이에게 47분 21초에 실점하며 끌려갔지만, 귀화 선수 브라이언 영(28·하이원)이 54분 43초 중거리 슛을 넣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마지막 이탈리아의 슈팅을 박계훈이 막아내며 승부는 연장전으로 흘렀다. 연장도 0-0으로 마무리 됐다. 페널티 슛아웃에서 승부를 가르게 됐다. 첫 페널티 슛을 막지 못했던 박계훈은 프레이와 페루조의 슛을 막아내며 한국의 2-1 승리를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