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옥빈은 최근 종영한 JTBC 월화극 '유나의 거리'에서 타이틀롤 유나 역을 맡아 호평을 받았다. 자극적인 설정 없이 잔잔한 감동을 선사한 드라마의 중심을 잘 잡아줬다. 50부작이나 되는 호흡이 긴 드라마의 특성도 잘 이겨냈다.
김옥빈은 17일 오전 서울 한남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촬영 현장에서 수도 없이 들었던 말은 '과하지 않게'였다"고 운을 뗐다. 감정의 폭을 최대한 현실에 맞춰 연기하라는 주문을 받았다는 의미. 이어 그는 "표정이나 제스처를 다른 드라마에 비해 50%선에서 유지했다. 놀라는 장면도 '반 만' 놀라고, 웃는 장면에서도 '반 만' 웃었다"고 밝혔다.
김옥빈은 '유나의 거리' 특유의 촬영 방식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카메라가 바스트샷 이상 클로즈업 되지 않더라"며 "'유나의 거리'는 다른 드라마보다 먼 곳에서 삶을 관망하는 자세를 가졌다. 조금이라도 과장되면 곧바로 '커트'라는 소리가 들려왔다"고 전했다.
'유나의 거리'의 특징에는 유난히 끈끈했던 배우간 결속력도 포함된다. 김옥빈은 "거의 대부분의 드라마 촬영 현장은 배우 대기실이 나눠져 있다"며 "'유나의 거리'는 대기실이 한 개였다. 언제나 다 같이 모여 있으니 화기애애할 수 밖에 없었다. 휴식 중에도 서로 대화를 나누고 대사도 맞춰봤다. 여러 개의 대기실로 나뉜 것보다 훨씬 가족적이고 시너지를 발휘하기에도 유리했다"고 전했다.
많은 호평을 받았지만 김옥빈은 50부작 드라마에 대해 "다시는 못할 것 같다"며 웃었다. 그는 "미니시리즈는 '3개월만 고생하자'라는 생각으로 임하는데 50부작은 끝이 안 보이더라"며 "집중력을 유지하는 것도 힘들지만 체력적으로도 매우 힘들다. 장편 드라마에 출연한 모든 배우를 존경하게 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