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아 고는 23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 골프장(파72·6540야드)에서 막을 내린 LPGA투어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에서 연장 4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짜릿한 역전 우승을 달성했다.
3라운드까지 선두에 3타 뒤진 공동 5위였던 리디아 고는 마지막 날 4타를 줄이며 줄리에타 그라나다(파라과이), 카를로타 시간다(스페인)와 함께 최종합계 10언더파 278타로 공동선두에 들어 경기를 마쳤다. 이어 펼쳐진 연장전 승부에서 그는 그라나다와 시간다를 잇따라 따돌리며 최종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행운도 따랐다. 3차 연장전에서 시간다에게 1.5m 정도의 버디 퍼트 기회가 찾아왔다. 충분히 성공시킬 수 있는 쉬운 퍼트였다. 이것을 넣는다면 우승 트로피는 시간다의 차지가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시간다는 긴장한 나머지 쉬운 퍼트를 놓쳐 기회를 리디아 고에게 넘겼다. 결국 연장 4차전에서 리디아 고는 착실히 파를 잡았고 시간다는 두 번째 샷을 갈대 수풀 안에 집어넣었다. 기나긴 연장 승부의 희비가 엇갈리는 순간이었다.
리디아 고는 경기 후 우승 인터뷰에서 “3차 연장전 때 져도 이렇게 지는구나 생각했는데 시간다가 버디를 놓치면서 내게 좋은 찬스가 왔다”며 “아마추어에서도 연장전을 2∼3차전 정도 했는데 프로에서는 처음이다. 4차례나 치른 것도 최초다. 마지막 홀을 마치면서 이제 다 끝났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대회 우승 상금 50만달러와 함께 각 대회 성적에 따른 포인트의 합계로 결정되는 ‘레이스 투 더 CME 글로브’ 보너스 100만 달러까지 거머쥔 리디아 고는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리디아 고는 “경기에 집중하느라 잘 몰랐지만 누군가가 ‘네가 곧 100만 달러를 받을 것’이라고 알려줬다 그래서 ‘진짜?’ 라고 놀랐다”며 “내게 너무 큰 돈이다. 원래 한꺼번에 많이 쓰는 스타일이 아니어서 저축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프로 데뷔 첫 해 3승을 쓸어담으며 역대 최연소 신인왕까지 차지한 리디아 고는 “진짜 즐거운 해였다. 세 번 투어 대회에서 우승하고 상위 10위에 15번이나 드는 등 이렇게 많이 상위권에 올라갈지 몰랐다. 긴 시즌이었지만 굉장히 기분이 좋다”고 만족스러워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스윙을 바꾼 지 1년밖에 안 돼 이를 익숙하게 가다듬어야 한다. 또 쇼트 게임도 보완해 내년도 좋은 시즌을 보낼 수 있도록 시즌 후에 준비하겠다”며 남다른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