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7)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최종전인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우승으로 150만달러(약 16억6200만원)의 '잭팟'을 터트렸다. 골프닷컴은 "여자골프에서 하루 동안에 나온 최고의 상금"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2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 골프장(파72·6540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 3타 차 공동 5위로 출발한 리디아 고는 이날 보기 없이 버디만 4개를 잡아내며 4타를 줄여 최종합계 10언더파로 훌리에타 그라나다(28·파라과이), 카를로타 시간다(24·스페인)와 함께 연장 승부에 들어갔다.
연장전이 펼쳐진 18번홀(파4·391). 1차 연장전은 세 선수 모두 파를 기록해 승부를 내지 못했다. 이어진 2차 연장전에서 그라나다가 먼저 보기를 해 탈락했다. 다시 3차 연장전에서 리디아 고와 시간다는 파 세이브로 비겼고, 결국 4차 연장전에서 시간다의 두 번째 샷이 왼쪽으로 밀리며 갈대 수풀 아래로 공이 들어가는 바람에 승부가 갈렸다. 시간다는 1벌타를 받고 공을 드롭한 뒤 네 번째 샷을 시도했으나 공은 홀에 미치지 못했다. 반면 리디아 고는 두 번째 샷을 핀 10m 거리에 떨어뜨린 뒤 2퍼트로 파를 기록해 시즌 세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아마추어 시절인 2012년과 2013년 캐나다 여자 오픈에서 우승하고 올 시즌 LPGA 투어 루키로 데뷔한 리디아 고는 이번 우승으로 개인 통산 5승째를 기록하게 됐다. 그는 올해 4월 스윙잉 스커츠 클래식, 7월 마라톤 클래식에서 우승했다.
리디아 고는 이로써 이날 우승상금 50만달러에, CME 보너스 100만달러를 추가하면서 한 방에 150만달러를 손에 쥐었다. LPGA투어는 한 시즌 성적을 포인트로 더해 순위를 정하는 '레이스 투 더 CME 글로브' 1위에게는 보너스로 100만달러를 준다. 이 대회 직전까지 스테이시 루이스(29·미국)가 1위, 박인비(26·KB금융그룹)가 2위였으나 이 대회 우승으로 리디아 고가 역전시켰다.
그는 "오늘은 내 생애 최고의 날이다. 골프의 새로운 출발점에 다시 섰다는 기분이 든다"며 "역대 최연소 신인상도 너무 기뻤는데 마지막 대회를 이렇게 연장전 역전승으로 장식하게 될 줄은 몰랐다"고 활짝 웃었다.
한편 루이스는 최종 합계 4언더파 공동 9위로 이 대회를 마치면서 시즌 상금과 올해의 선수, 평균 타수 부문 등 3관왕을 차지했다. 미국 선수가 이 3개 부문을 석권한 것은 1993년 벳시 킹 이후 루이스가 21년 만이다. 이번 대회 전까지 이 3개 부문에서 모두 루이스를 근소한 차이로 추격했던 박인비는 이븐파 공동 24위에 그쳐 시즌 최종전에서 큰 아쉬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