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살에 YG엔터테인먼트 연습생으로 처음 만나 줄곧 '지용'이와 '영배'라는 정겨운 이름으로 서로를 불러왔다. 유년시절을 함께한 후 듀오로 데뷔 할 줄 알았던 지디와 태양은 탑과 대성, 승리를 만나 빅뱅으로 태어났다. '절친'과 뭉칠 수 있는 기회는 9년차만에 찾아왔다. 지디·태양은 YG의 첫번째 힙합 프로젝트로 만나 21일 싱글 앨범 '굿보이'를 발표했다. 25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지드래곤과 태양을 만났다. 떨어져 지낸 기간보다 함께한 날이 많아진 두 사람의 우정과 음악세계에 대해 들었다.
- 신곡 발표한 소감은.
(지드래곤) "미니앨범이나 정규앨범이 아닌 싱글이라 부담없이 만들었다. 말그대로 영배와 작업실에서 '뭐 해볼래'하면서 즐겁게 작업했다. 사실 음원이나 뮤직비디오 보다 직접 무대를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크다."
(태양) "지용이 말대로 가벼운 마음으로 작업한 곡이다. 사실 곡을 만들때는 이 노래로 뮤직비디오도 찍을지 몰랐다. 운이 좋게 유튜브와 연결이 됐고, 콜린틸리라는 세계적인 뮤직비디오 감독과도 연결돼서 기분 좋게 작업했다. 한국에서 뮤직비디오를 찍으면 이틀 정도 촬영을 하는데 '굿보이'는 딱 12시간만에 끝냈다. 결과물에 대해서는 아쉬운 점도 있지만 찍은 시간에 비해서는 잘 나왔다고 본다."
- 의상이 굉장히 화려했는데.
(지드래곤) "사실 태양의 '라이즈'에서도 그랬지만 그동안 의상에 힘을 좀 빼자는 말을 서로 많이 했다. 그래서 영배는 거의 옷을 벗고 나오지 않았나. (웃음) 반대로 이번에는 '예전 방식'을 찾고 싶었다. 90년대 잡지처럼 색도 많이 쓰고 포즈도 과하게 잡았다."
- 프로젝트 유닛을 결성하게 된 계기는.
(태양) "사실 거창하게 '프로젝트'라는 생각으로 만든 것은 아니다. 내 앨범 '라이즈'를 제작할 때, 지용이가 상당 부분 참여를 해줬다. 당시 작업실에서 지용이와 보내는 시간이 많다 보니 만들어 놓은 노래도 많았는데, 그 중 내 앨범에 실리지 않았던 곡을 이번에 다듬어서 발표하게 됐다."
(지드래곤) "탑은 영화 촬영으로 바쁜 나날을 보냈고, 대성도 일본에서 활약했다. 승리도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서 자연스럽게 영배와 함께한 시간이 많았다. 두 사람이 많은 데모를 만들었는데 양현석 대표님이 그 중에 '굿 보이'를 들어보시고 '이건 빅뱅이 아니라 둘이 해봐라'라고 하셔서 뭉치게 됐다. 우리 둘이 13살부터 회사에 있었는데, 각자 앨범에 피처링을 한적은 많았지만 둘만의 앨범을 낸 적은 없어서 '재밌겠다' 싶었다."
- 제목을 '굿보이'라고 지은 이유는.
(지드래곤) "예전에 프랑스 파리를 갔는데 어떤 뮤지컬을 봤다. 'I'm a good girl' 이라는 제목의 곡이 정말 좋더라. 그런데 한국에 돌아와서 문득 왜 ''Goodboy' 는 없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번 만들어보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 '굿보이'의 음원은 이틀 가량 1위를 차지하다가 현재는 순위에서 내려간 편인데.
(태양) "사실 뮤직비디오를 찍을지조차 예상하지 않았기때문에 실망감이 전혀 없고, 괜찮다."
(지드래곤) "만약에 야심작 처럼 내놓은 앨범이라면 실망이 있었겠지만, 지금은 오히려 '이틀이나 했네'라는 생각도 든다. '굿보이'가 솔직히 대중적이라고 볼 수는 없는 곡 아닌가. 아무래도 유닛일때는 빅뱅일때보다 대중적인 곡에 대한 스트레스가 덜한 편이라 내가 하고 싶은 노래와 스타일을 자유롭게 추구한 편이다. 다만 현재까지 한번도 '굿보이' 무대를 갖지 않았다. 음원 성적은 상관 안하지만 무대를 보여드리면 이제껏 보여드리지 않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것 같다."
- 둘만의 작업에 대해 소감을 말해보자면.
(지드래곤) "오해할 수도 있는 말인데, 언젠가 부터 어떤 곡이나 앨범을 만들고 어떤 무대를 만들어내도 큰 의미를 두지 않게 됐다. '대충한다'라는게 아니다. 부담없이 즐기는 마음으로 작업하고 있다는 뜻이다.
(태양) "부연 설명을 하자면 한 음악, 한 활동에 큰 의미를 두거나 지나친 집착을 안하게 됐다는 뜻이다. 이유는 '우리가 계속해서 또 다른 무언가를 할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 지드래곤은 태양과 탑 중 누구와의 작업이 더 편한가.
(지드래곤) "영배가 편하다. 탑형과의 작업은 아무래도 같은 래퍼이기 때문에 충돌이 있다. 랩을 쓸 때는 서로의 자존심이 껴들 수 밖에 없다. 물론 영배도 순순히 따라주는건 아니지만 더 오랜시간 동안 서로를 알아왔고, 작업도 많이 해봐서 편하다. 영배는 딱히 무언가 지시를 주지 않아도 내가 원하는것을 뽑아내는 친구다. 탑형은 작업을 하다가도 다른 스케줄을 소화해야해서 힘든면이 있었다.(웃음)"
- 14년 동안 함께 했는데 '형제'라는 생각이 드는가.
(태양) "형제 이상이다. 우린 굉장히 다른 환경에서 자랐다. 나는 형이 있고, 지용이는 누나가 있었다. 그래서 더욱 서로 잘 뭉치고, 잘 맞았던것 같다. 이제는 더 이상 말이 필요 없고, 지용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왜 어떤 행동을 하는지 하나하나 다 알수 있다.
(지드래곤) "형제는 가끔 싸우지 않나. 우린 안싸운다. 형제보다 낫지 않나"
- 서로를 칭찬해 본다면.
(태양) "아마 가까운곳에서 지용이를 본 팬들은 알거다. 심성이 정말 착하다. 어떻게보면 '저 정도로 착해도 되나' 싶을 정도다. 마음에 '악'이 없고, 선하다.
(지드래곤) "'굿보이'구나 난.(웃음) 영배는 고집이 정말 세다. 그렇기때문에 지금의 태양이 있을 수 있었다. 그런면이 가끔은 여러 사람을 답답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변함없이 소신껏 밀고 나갔던 친구다. 돌이켜보면 영배가 밀고나간것은 항상 정답이더라. 내가 죽을 때 곁에 두고 싶은 단 한명의 친구다."
- 두 사람의 프로젝트에 다른 빅뱅 멤버들이 서운함을 표시하지는 않았나.
(지드래곤) "서운함이 있어도 표현하지 않는 친구들이다. 게다가 워낙 바빠서 아직 우리 둘의 앨범에 대해 모르는 멤버도 있을 것 같다. 우리에게 큰 관심이 없다.(웃음)"
- 빅뱅 앨범은 언제 나올까.
(지드래곤) "올해 내려고 했는데, 시간이 너무 없어서 내년으로 넘겨야 할것같다. 오래전부터 팬들에게 빅뱅 앨범을 약속 했는데 자꾸 미뤄지니 죄송하다. 변명처럼 들리겠지만 예전부터 '술술' 음악이 나오진 않는다. 나야말로 누구보다 빨리 새 앨범으로 찾아가고 싶은데 곡이 안나온다. (웃음) 또한 이번 앨범이 우리에게 어느때보다 중요한 앨범이기 때문에 더욱 힘을 주고 있다.
- 이제 30대가 될텐데, 향후 두 사람의 행보는 어떻게 될까.
(지드래곤) "신인때는 회사에서 모든걸 기획해 주고, 또 그대로 움직였다. 그런데 조금씩 각자의 음악 색깔이 생기고, 또 그 음악을 좋아해주시는 팬덤이 생기다보니 곡과 앨범은 물론 공연장 조명까지도 스스로 만들어가는 상황까지 왔다. 어린시절부터 양현석 사장님을 봤지만 나는 그런 제작자는 못할 것같다. (양)현석이형은 특출나게 그 분야에서 잘하는 분이고, 나는 앨범 하나를 만들어도 팬들을 기다리게 하는 사람인데 누구를 제작하겠나. 앞으로도 많이 배운다면 모를까, 자신없다."
(태양) "나는 언제나 가수가 되고 싶어했고, 지금 가수가 됐다. 제작자가 되고 싶은 생각은 단 한번도 안해봤다."